최근 일련의 사태로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시각이 악화되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IMF(국제통화기금) 조사단의 평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 앞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IMF 조사단 방문의 의미 =무엇보다 우리 경제 운용프로그램을 IMF와 협의하는 문제가 이번을 계기로 마지막이다.

경제신탁 통치시대가 끝나간다는 의미가 크다.

동시에 현대그룹 문제, 경상수지 적자 전환, 민노총 파업사태로 최근들어 악화되고 있는 해외시각을 시정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말에 국가신용등급을 조정하기 위해 방문 예정일 무디스사를 비롯한 국제신용평가기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무엇을 점검하나 =이미 우리의 외화유동성에 있어서는 안정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IMF는 이번 조사에서 4대 재벌을 포함한 64대 재벌과 투신권을 비롯한 금융권의 구조조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기존의 부실자산 뿐만 아니라 앞으로 부실소지가 있는 자산까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FLC)을 이번 조사부터 적용함에 따라 금융권의 건전성에 또다른 문제가 생길지 최대관심이 되고 있다.

경제성장률, 물가, 국제수지와 같은 거시경제 상황도 점검할 예정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과열 여부와 당초 예상보다 빨리 경상수지가 악화됨에 따라 불거지고 있는 위기가능성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조사결과에 대한 예상 =우선 우리 거시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경기과열과 위기가 아니라는 의견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주에 IMF 한국 사무소장인 데이비드 코가 이와 비슷한 시각을 밝힌바 있다.

재벌과 금융권의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아직 성과를 평가할 만한 단계가 아님을 고려해 정책당국의 구조조정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경상수지 문제를 고려해 이번 협의에서는 안정기조로의 선회를 권고할 소지가 있으나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경제운영 기조를 존중해 줄 가능성이 더 크다.

다만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키고 보다 강도있게 추진할 것을 권고할 것으로 보인다.

<> IMF 졸업 어떻게 되나 =현재 국민들 사이에는 우리가 IMF 체제를 졸업한 국가인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IMF 졸업이라는 의미는 두가지 면에서 볼수 있다.

하나는 금융위기국의 경제운용 프로그램을 IMF와 더 이상 협의하지 않는 시기로 보고 있다.

이런 의미로 본다면 우리는 내년부터 IMF 그늘에서 벗어나게 된다.

내년부터는 외환위기 이후 3년간 빼앗겼던 우리 경제운용의 주권을 되찾게 된다.

다른 하나는 위환위기를 낳게 한 체질을 개선하고 IMF나 IBRD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상환하는 시기로 통용된다.

진정한 의미의 IMF 졸업에 해당된다.

결국 이 문제는 개혁과 구조조정의 성패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이나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이런 의미로 IMF 졸업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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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 협상 일지 >

<> 97.12.13 =IMF 구제금융 지원 합의
<> 98.1.8 =98년 거시경제목표 수정. GDP 성장률 1~2%, 물가 9%, 경상수지 흑자추세 강화, 재정적자는 불가피 등
<> 98.5.22 =GDP 성장률 -1%, 물가 한자리 수준, 경상수지 2백10억~2백30억달러, 재정적자 1.2% 등
<> 98.7.22 =성장률 -4%, 물가 9%, 경상수지 3백30억~3백50억달러,재정적자 -4% 등
<> 99.1.20 =99년 전망수정. 성장률 2%, 물가 3%, 경상수지는 상당규모의 흑자지속 등
<> 99.11.17 =99년 전망수정. 성장률 8~9%, 물가 1%미만, 경상수지 GDP의 6% 내외 등
<> 2000.6.1 =2000년 전망 수정. 성장률 8.5%. 64대 그룹 재무구조 점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