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오너경영] (1) '변화의 바람' .. 경영능력 인정받아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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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기업사의 주역인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퇴진은 ''포스트 오너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서곡이다.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한국 기업의 오너들은 "재벌개혁"이란 흐름 속에서 능력을 검증받는 시대를 맞았다.
오너들은 전문경영인을 내세운 독립경영체제로의 변신과 e비즈니스와 생명공학 같은 유망업종 진출에 승부를 걸고 있다.
변화하는 오너체제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시리즈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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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현재 시대의 흐름과 우리 경제의 앞날을 생각할 때 과거에는 그룹 체제가 각사간의 협조라는 장점이 있었으나 이제 세계적인 흐름과 여건은 각 기업들이 독자적인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만이 국제 경쟁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31일 김재수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을 통해 발표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퇴임사는 한국기업 50년 성장사를 주도해온 오너경영의 현주소와 진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날 부친과 함께 동반퇴진한 정몽헌 회장도 지난달 24일 금강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벌체제는 의미가 없어지고 각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왔다"고 말해 현대 오너체제의 변화를 이미 암시했었다.
정 명예회장 부자가 퇴임한 이튿날 삼성가의 방계그룹인 새한의 이재관 부회장은 실패한 경영에 대해 책임지겠다면서 자신의 전재산을 회사에 내놓고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보름 전 2세경영인 중에서 잘 나간다는 평가를 받는 40대 젊은 오너인 최태원(40) SK(주)회장은 한국적 경영시스템의 변화에 대해 더욱 비장한 진단을 내렸다.
"이제 재벌체제는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다"
최 회장은 "앞으로 정보통신의 발달과 e비즈확산 등으로 선단식 경영체제는 하고 싶어도 할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배경설명까지 겯들이면서 자신은 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회장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창업 1세에서부터 2세에 이르기까지 오너들의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변화와 함께 퇴진과 2선후퇴가 최근들어 잇따르고 있다.
변신하지 않으면 기업생존 자체가 힘든 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들의 최근 발언을 분석해 보면 오너체제가 변하지 않을 수 없는 요인들이 대략 3가지로 드러난다.
첫째는 IMF 체제에서 증시를 비롯한 투자시장 개방이 가속화됨에 따라 한국기업에 대한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이 많아지면서 과거와 같은 한국적 경영체제(재벌경영)가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을 들수 있다.
한국에 돈을 꿔준 IMF(국제통화기금)의 아자이 초프라 실사단장은 현대 오너들의 퇴진발표 직후인 1일 "64대 기업의 재무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며 특히 4대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경쟁시대에 과거식을 고집할 경우 생존이 힘들다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줄줄이 퇴장한 실패한 오너들이 극명하게 보여줬다.
조중훈 한진 회장이 전문경영인 심이택 사장에게 대한항공 경영권을 넘긴 것이나 고합이 장치혁 오너체제에서 전문경영인 박웅서 체제로 넘어간 것 등이 그런 전례들이다.
동아건설 최원석, 한일 김중원, 거평 나승렬 회장도 "실패한 기업인"으로 몰려 무대 뒤로 사라졌다.
둘째 굳이 밖에서 강요하지 않더라도 기업들은 자동차와 에너지 등에서 보듯 세계적인 경쟁체제에 편입되기 위해 세계적인 기업과 전략제휴가 필수다.
국내 기업들은 결혼할 배우자에게 건강증명서를 제시하듯 제휴파트너에게 투명하고 객관적인 경영내용을 보여줘야 한다.
셋째 창업세대가 도저히 도전할수 없는 신천지인 e비즈시대의 도래도 오너들의 2선후퇴를 강요하고 있다.
대신 2세들은 이 새로운 장에서 "전문경영인"으로의 변신을 모색중이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코오롱의 성장기반이었던 섬유산업 대신 정보통신 등 유망업종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한국에선 미국의 젝 웰치 GE회장 같은 걸출한 전문경영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석중 전경련 상무는 "오너라고 해서 결격사유가 될 수 없다. 시장에서 능력을 검증받는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한국 기업의 오너들은 "재벌개혁"이란 흐름 속에서 능력을 검증받는 시대를 맞았다.
오너들은 전문경영인을 내세운 독립경영체제로의 변신과 e비즈니스와 생명공학 같은 유망업종 진출에 승부를 걸고 있다.
변화하는 오너체제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시리즈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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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현재 시대의 흐름과 우리 경제의 앞날을 생각할 때 과거에는 그룹 체제가 각사간의 협조라는 장점이 있었으나 이제 세계적인 흐름과 여건은 각 기업들이 독자적인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만이 국제 경쟁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31일 김재수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을 통해 발표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퇴임사는 한국기업 50년 성장사를 주도해온 오너경영의 현주소와 진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날 부친과 함께 동반퇴진한 정몽헌 회장도 지난달 24일 금강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벌체제는 의미가 없어지고 각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왔다"고 말해 현대 오너체제의 변화를 이미 암시했었다.
정 명예회장 부자가 퇴임한 이튿날 삼성가의 방계그룹인 새한의 이재관 부회장은 실패한 경영에 대해 책임지겠다면서 자신의 전재산을 회사에 내놓고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보름 전 2세경영인 중에서 잘 나간다는 평가를 받는 40대 젊은 오너인 최태원(40) SK(주)회장은 한국적 경영시스템의 변화에 대해 더욱 비장한 진단을 내렸다.
"이제 재벌체제는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다"
최 회장은 "앞으로 정보통신의 발달과 e비즈확산 등으로 선단식 경영체제는 하고 싶어도 할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배경설명까지 겯들이면서 자신은 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회장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창업 1세에서부터 2세에 이르기까지 오너들의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변화와 함께 퇴진과 2선후퇴가 최근들어 잇따르고 있다.
변신하지 않으면 기업생존 자체가 힘든 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들의 최근 발언을 분석해 보면 오너체제가 변하지 않을 수 없는 요인들이 대략 3가지로 드러난다.
첫째는 IMF 체제에서 증시를 비롯한 투자시장 개방이 가속화됨에 따라 한국기업에 대한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이 많아지면서 과거와 같은 한국적 경영체제(재벌경영)가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을 들수 있다.
한국에 돈을 꿔준 IMF(국제통화기금)의 아자이 초프라 실사단장은 현대 오너들의 퇴진발표 직후인 1일 "64대 기업의 재무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며 특히 4대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경쟁시대에 과거식을 고집할 경우 생존이 힘들다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줄줄이 퇴장한 실패한 오너들이 극명하게 보여줬다.
조중훈 한진 회장이 전문경영인 심이택 사장에게 대한항공 경영권을 넘긴 것이나 고합이 장치혁 오너체제에서 전문경영인 박웅서 체제로 넘어간 것 등이 그런 전례들이다.
동아건설 최원석, 한일 김중원, 거평 나승렬 회장도 "실패한 기업인"으로 몰려 무대 뒤로 사라졌다.
둘째 굳이 밖에서 강요하지 않더라도 기업들은 자동차와 에너지 등에서 보듯 세계적인 경쟁체제에 편입되기 위해 세계적인 기업과 전략제휴가 필수다.
국내 기업들은 결혼할 배우자에게 건강증명서를 제시하듯 제휴파트너에게 투명하고 객관적인 경영내용을 보여줘야 한다.
셋째 창업세대가 도저히 도전할수 없는 신천지인 e비즈시대의 도래도 오너들의 2선후퇴를 강요하고 있다.
대신 2세들은 이 새로운 장에서 "전문경영인"으로의 변신을 모색중이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코오롱의 성장기반이었던 섬유산업 대신 정보통신 등 유망업종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한국에선 미국의 젝 웰치 GE회장 같은 걸출한 전문경영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석중 전경련 상무는 "오너라고 해서 결격사유가 될 수 없다. 시장에서 능력을 검증받는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