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 및 유상증자 등이 여의치 않음에 따라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려 자금경색을 풀어줄 것을 촉구했다.

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 화의 등으로 금융비용을 줄인 기업들이 덤핑판매를 남발, 정상금리를 부담하는 기업들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채권은행들이 중점 관리하도록 했다.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2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10개 시중.국책은행장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투신 구조조정과 현대문제 등에 따른 자금경색으로 우량기업마저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자금공급을 원활히 하고 담보가 부족한 우량 중소기업엔 신용대출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대우 워크아웃을 신속히 추진하는 동시에 워크아웃기업들을 반기마다 점검해 회생가능성에 따라 조기 졸업.퇴출시키도록 촉구했다.

이는 일부 워크아웃 법정관리 기업이 채무재조정으로 원가를 낮춘 것을 바탕으로 제품을 덤핑해 정상기업들이 오히려 불리해지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위원장은 은행들이 수천억원이 드는 IT(정보기술)투자를 제각기 추진하는 것은 낭비적 요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공동투자 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은행 합병과 관련해 정부가 밑그림이나 시나리오를 갖고 있지 않지만 우량은행간 합병에는 별도의 지원(인센티브)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밖에 미국 등 선진국의 단기금리 인상이 멀지않아 국제 장기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은행들이 장기 외화차입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8개 시중은행장(제일 서울 평화은행 제외)과 산업 기업은행장이 참석해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