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난의 근원은 에너지난, 특히 전력난으로 지목된다.

전기공급이 안돼 공장이 돌지 않고 철도수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산.유통이 차질을 빚고있다.

전력난으로 인한 비료생산량 감소는 식량난을 가중시켰다.

조창덕 북한 내각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오늘과 같이 전력사정이 긴장한 때는 일찍이 있어보지 못했다"며 전력난의 심각성을 털어놓기도 했다.

때문에 북한에서 컴퓨터 모니터 임가공사업을 하는 (주)IMRI의 유완영 회장은 1일 "평양 외에는 전기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대북진출 때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98년 북한의 발전량은 1백70억kwh로 89년에 비해 41.2%나 줄었다.

91년부터 줄기 시작한 북한의 전력생산은 94년만 빼고는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력생산이 5백억-6백억kwh로 추정되는 연간 전력수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북한의 전력생산이 급감한 것은 연료부족으로 발전소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기 때문.지난해 2월 북한의 주동일 전력공업부 부부장은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북한의 전력생산 시설용량은 6백30만kW로 가동율은 26.2%"라고 밝혔다.

남한의 발전소 가동율(56%)의 절반 이하다.

이는 화력발전용 석탄공급의 대폭 감소와 저열탄 사용,발전시설의 노후화와 부품조달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게다가 수력발전소가 큰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갈수기인 겨울의 발전량이 크게 떨어져 수급구조가 불안하다.

낡은 송배전 시설과 에너지 관리기술의 낙후에 따른 큰 폭의 전력손실은 전력난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전기사용 통제 및 절전운동, 발전용 석탄생산 독려, 발전소 건설 등 이른바 ''자력갱생식 해결책''으로 전력난 극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98년 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중소형 발전소 건설에 나서 98년 5천여개, 99년 7백여개를 건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들어서도 발전소 건설붐은 계속되고 있다.

북창.청진.동평양 등 주요 화력발전소들도 설비보수 및 점검을 마치고 가동률을 극대화하는 등 전력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같은 절약 및 증산에도 불구하고 전력난은 여전하다.

북한 전기석탄공업성 곽상식 국장은 월간 "금수강산"5월호에서 "전력이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늘어나고 있는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생산과 건설에서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도 최근 "에너지난이 북한의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돼 원유, 코크스탄 등 에너지가 최대 수입품목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경협차원에서 북한의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화력발전소 건설을 지원할 경우 2015년까지 7조1천9백53억원(유연탄 기준)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