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16대 상반기 국회의장 후보에 서청원 의원을 확정지은데 이어 국회 부의장 후보 및 원내총무를 선출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16대 당선자 1백31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한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총73표를 획득, 55표를 얻은 박관용 의원을 따돌리고 의장후보로 선출됐다.

표결에는 16대 의원 1백33명 가운데 신경식, 윤경식 의원이 불참했다.

이로써 서 의원은 오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16대 상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 이만섭 고문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서 의원은 경선에서 영남권 민심을 등에 엎은 박 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됐으나 여유있게 18표 차이로 의장후보에 안착했다.

동작갑에서 5선한 서 의원은 이회창 총재등 당지도부와 수도권 출신 초.재선 의원들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의장후보로 선출된 뒤 "청와대가 여당의 원로를 입법부의 수장으로 낙점, 참모로 여기던 관행을 이번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며 "반드시 여당 후보를 누르고 국회가 중심이 되는 정치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국회부의장 후보로 출마한 김동욱 의원은 경선에 앞서 불출마를 선언, 당초 5명에서 홍사덕 김종하 정재문 서정화 의원 등 4명의 의원 경선을 벌였다.

김 의원은 "당의 단결 및 정권재창출을 위해 경선에 포기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불출마 배경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날 경선에 앞서 부의장후보 경선을 실시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으나 이 총재와의 최종 협의과정에서 강행 방침으로 급선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권철현 대변인은 "의장경선에서 우리당이 패배하면 정회를 요구한 뒤 부의장 후보를 그때가서 선출해도 늦지않는다는 의견이 한때 대세를 이뤘지만 총재경선도 실시한 만큼 늦출 이유는 없다게 당지도부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