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년만에 재결합 콘서트를 가진 "시인과 촌장"이 새앨범 "The bridge(다리)"를 냈다.

앨범으로 따지면 "푸른돛"이후 14년만이다.

가스펠가수로 활동을 이어온 하덕규와 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성장한 함춘호가 오랜 세월의 간극을 그리 어렵지 않게 메우고 있어 반갑다.

새앨범의 타이틀은 20세기와 21세기,현대인들의 단절된 관계들을 이어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위태로운 관계를 사랑과 신뢰라는 튼튼한 다리로 잇고 싶다는 얘기다.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나서는 가사들이 그룹 U2를 대하는 듯하다.

이전에 비해 사운드가 더욱 산뜻해졌고 얼터너티브와 프로그레시브한 맛을 풍기다 경쾌한 포크록으로 이어지는 멋진 앨범이다.

"인간다움"을 연호하는 "가시나무,두번째 이야기",존재의 근원을 모든 사람들이 찾고자 한다는 "뿌리",평소와 달리 허스키보이스를 이용해 낮은 톤으로 노래하는 "별" "미스터 딜런" 등이 귀에 들어온다.

인디밴드 델리 스파이스와 함께 부른 "출구없는 극장"은 모던록의 사운드와 하덕규의 보컬이 잘 녹아든 곡이다.

모두 11곡.

<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