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 동백림사건 박동선과 코리아게이트 등 현대사에서 논의를 금기하다시피 한 사건들을 파헤쳐 지난해 화제를 뿌렸던 MBC특별기획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인다.

MBC는 오는 18일 "의혹!미군의 세균전" 시작으로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재조명한 "이제는 말할 수 있다II"를 15부에 걸쳐 방송한다.

1차때와 달리 6.25전쟁,남북관계,한미.한일등의 대외관계,인권과 사회정의 등 네개의 아이템을 핵심 줄기로 삼았다.

기획.연출을 맡은 정길화 특임 CP는 "21세기 벽두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아이템들을 난상토론을 거쳐 결정했다"며 "학자나 전문가 의견를 듣는 것 보다 사건 관련자들의 진솔한 증언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정 CP를 포함 386세대에서 475세대에 이르는 교양제작국 프로듀서 6명이 제작에 참여한다.

첫번째 주제는 동족상잔과 분단고착화의 시발이 된 6.25.

아직도 진상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고 있는 "양민학살"(25일)과 "미군의 세균전 의혹"(18일)을 6월의 주제로 택했다.

최근 무수한 유골이 출토된 경남 산청 외공리와 기밀해제된 미국의 비밀문서를 토대로 각각 두 사건의 실체에 접근한다.

"남북관계"에서는 지난 94년에 벌어졌던 "한반도 전쟁위기론"(7월2일)과 5.16군사쿠데타 직후 발생한 "간첩 황태성 사건"(10월1일)을 통해 한반도 위기구조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또 "부산 미문화원 사건"(9월24일)과 일본 정치인들이 내뱉는 망언의 뿌리가 된 "일본의 친한파"(7월30일)에서는 한미.한일 관계를 근본에서부터 더듬어본다.

끝으로 "인권과 사회정의"편은 30주년을 맞는 "전태일 열사 사건"(8월20일)비롯, "DJ납치사건"(7월9일) "베트남전의 한국군 실종자들"(7월23일)등 아직도 민감한 사안으로 남아있는 사건들을 택했다.

이밖에 "녹화사업-군의문사와 프락치사" "금지곡과 건전가요" "민족일보 사건" "육영수 피격사건" "하나회 숙청"등도 다룰 예정이다.

정 CP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역사의 현장에서 그때그때 처철하게 말을 해야한다는 당위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