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호 < 전자부품 연구원 원장 >

"싱글이 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골프에는 반대합니다"

산업자원부산하 전자부품연구원 김춘호원장(공학박사)은 "드문" 골프론을 펼쳤다.

이른바 "싱글핸디캡"은 캐리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야지 시험공부하듯 몰입해 달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골퍼의 성격이 조급해질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한없는 겸손"을 가르쳐 주는데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김원장은 골프입문후 10년만에 "싱글"에 진입했다.

필드경험이 쌓이면서 스코어가 시나브로 낮아졌다.

하지만 그는 "항상 싱글"이면 동반자들을 주눅들게 하기 때문에 80대 중반스코어에 만족한다.

구태여 "싱글"을 추구하지 않는,안분지족의 자세다.

그렇다고 그가 대충치는 스타일은 아니다.

모든 샷에 온 정성을 다한다.

최선을 다하면 스코어나 에티켓에서 기본은 지킬수 있기 때문이다.

김원장은 지난 10여년간 연습장에 단 한번도 가지 않았지만 핸디캡 12를 유지한다.

그는 첫 서너홀까지는 샷감각을 익히기 위해 "달래는"골프를 한다.

임팩트를 가하는 것은 다섯째 홀 이후다.

그는 스윙할때 "스웨이"(흔들림)가 있지만 교정하려 들지 않는다.

너무 바빠 연습장에 가 교정할 시간을 낼수 없어서다.

김원장은 트리플보기나 더블보기가 나와도 금세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까닭에 크게 무너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골프는 인생사처럼 미스샷이 나오더라도 다시 복구할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것.

연습부족을 철저한 마인드컨트롤로 극복하는 셈이다.

그의 또다른 무기는 쇼트어프로치샷.

그는 홀까지 1백15m이내에서는 피칭웨지로만 샷을 한다.

주말골퍼들은 같은 채로 거리감각을 익혀야 타수를 줄인다는게 지론이다.

백스윙감각을 익히고 임팩트때까지 볼을 확인한다.

이때 헤드업은 금물이다.

덕분에 그의 쇼트어프로치샷은 가끔 거리가 맞지 않는 경우는 있지만 결코 섕크를 내지 않는다.

그는 피칭웨지 하나로 각도를 달리해가며 자유자재로 러닝어프로치도 할 수 있다.

그는 "쇼트게임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장은 컨디션에 따라 샷을 조절한다.

훅이 나면 그립을 느슨하게 쥐며 슬라이스때는 백스윙을 좀더 뒤쪽으로 빼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 미스샷을 자연스럽게 치유한다.

그에게 매년 6월9일은 각별하다.

첫 "싱글"과 홀인원이 모두 이날 기록됐기 때문.

그는 주말골퍼들에겐 흔치않은 "9홀 연속파"와 "3홀 연속버디"도 해보았다.

그 역시 "골프장에 갈때면 언제나 소풍가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동반자,낯선 코스.

이런 것들이 그를 설레게 하는 것이다.

김원장은 골프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경관을 감상한다음 심호흡을 한다.

술과 담배를 안하는 그에게 골프는 탈출구이자 해방구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