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 "쉘컴퍼니"바람이 불고 있다.

쉘컴퍼니란 기존 회사의 외형(shell,껍질)을 그대로 둔채 기업 성격을 완전히 탈바꿈 시킨 업체.

사업목적을 추가하거나 변경해 신규사업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수합병(M&A)도 이용된다.

미국 금융가에선 M&A가 활성화된후 "쉘컴퍼니"라는 용어가 흔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코스닥의 대표적인 쉘컴퍼니들=쉘컴퍼니들은 기존 사업 대신 신규 사업을 주력으로 삼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엔피아와 파워텍이 대표적인 쉘컴퍼니로 꼽힌다.

데이콤이 엔피아(개나리벽지)를 변신시켰다.

17억원을 출자해 개나리벽지 지분 19%를 인수하면서 사내벤처 엔피아사업팀을 개나리벽지로 넘겼다.

회사명도 엔피아로 바꿨다.

인터넷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로 재탄생하기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빠르면 이달부터 금융기관 대상으로 사이버 금융 전용사설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벽지 회사가 정보통신 업체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지난 3월 리타워 그룹의 찰스 스팩맨(한국명 최유신)이 경영권을 인수한후 기업성격은 1백80도 달라졌다.

이 회사의 기존 주력 제품은 산업용 송풍기와 보일러 부품.그 자리를 지금 인터넷과 비즈니스 솔루션이 차지했다.

자회사를 취득하는 형태를 취했다.

3월말부터 지금까지 M&A를 통해 7개 회사를 확보했다.

화공약품 운송업체였던 동특도 비슷한 과정을 밟아왔다.

지난 3월 H&Q 아시아 패시픽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인터넷관련 정보통신 서비스업체로 변신중이다.

수입판매 사업기반을 활용하려고 최근에는 타이거오일을 흡수 합병했다.

운송업체란 껍데기안에 인터넷과 석유사업을 앉힌 셈이다.

카엠프 제조업체에서 전자제품 및 정보통신기기 제조 판매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삼협전자,새한으로부터 홈 비디오 사업을 모두 넘겨 받은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 디지털임팩트 등도 쉘컴퍼니로 분류된다.


<>우려되는 쉘게임=쉘컴퍼니로 변신중인 업체들은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단순히 몇배 정도가 아니다.

지난 1월초 2만원대이던 삼협전자는 지난 2월 25일 36만원까지 치솟았다.

디지털임팩트는 1월말 2천원대에서 3월 중순엔 1만7천원대까지 올랐다.

동특은 1월 20일 2만5천4백원이었으나 3월20일엔 30만7천원까지 솟구쳤다.

지난 1월말 3천원대였던 엔피아도 지난달 7일 7만9천9백원까지 상승했다.

주가 상승시점은 쉘컴퍼니로 변신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때와 거의 일치한다.

주가가 워낙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인위적 흐름"에 대한 의구심도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가치 제고는 마땅히 환영할 일"이라며 "그렇지만 겉모습을 그럴듯이 포장한 뒤 "세력"들을 통해 주가를 올리는 것은 아닌지도 들여다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상황은 미국증시에서 사례가 나온 쉘게임이다.

쉘게임은 상장 휴면회사를 매입해 비공개 기업과 합병하고 사업성 과대포장이나 특정 세력과의 결탁을 통해 주가를 끌어 올린뒤 차익을 얻는 시세조정의 한 유형이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