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외국인 근로자 인권보호대책이 관련 부처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법무부와 중소기업청은 현행 산업연수생제도의 골격을 유지하자는 입장인 반면 노동부와 인권.시민단체는 "고용허가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따라 김대중 대통령 지시로 출범한 외국인근로자보호대책기획단(단장 조성준 민주당의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6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5월 24일 외국인 산업연수생의 국내 체류기간을 빠르면 7월부터 "3년 연수후 2년간 취업"으로 바꾸겠다는 내용의 "외국인 근로자 인권대책"을 발표했다.

현행 "2년 연수후 1년간 취업"보다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일할수 있는 기간이 2년 연장된 것이다.

노동부는 이같은 법무부의 방안이 발표되자 "법무부 의견에 불과할뿐 정부 방침은 아니다"고 반발했다.

설사 법무부 뜻대로 정부안이 확정되더라도 외국인 연수생의 체류기간을 늘리려면 출입국관리법 개정이 선행되어야한다.

연내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 개정안을 8월말까지 마련하더라도 국회를 거친뒤 시행령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내년초에나 시행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체류기간 연장방안은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외국인연수생 선발및 배정권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중소기업청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노동부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외국인연수생이 실질적인 근로자인만큼 근로자로서 대우하는게 마땅하다는 것이다.

현행 외국인연수생 제도는 <>불법취업자 양산 <>인권유린 등의 문제점이 많아 국내에서 일할만한 자격을 갖춘 외국인에게 2~3년짜리 취업비자를 내주고 해당 고용주에게 고용허가를 내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기업주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직접 고를수 있어 선발비용도 줄일수 있다고 강조한다.

노동부 김성중 고용총괄심의관은 "외국인근로자의 노동3권을 보장한다해도 임금은 생산성에 따라 지급해야하는만큼 국내 근로자와 같은 임금을 줄 이유가 없다"며 "현행 기업별 노조체제에서 외국인근로자가 노사분규의 주역이 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근로자 인권보호대책을 주관하고 있는 민주당은 현장답사및 인권단체 의견 등을 수렴,6월말 또는 7월초까지는 대책을 확정할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외국인근로자의 인권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기업 근로자 외국인근로자 모두가 이익을 볼수 있게끔 고용허가제를 포함한 근본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