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genome)이란 각 생물에 대한 청사진이다.

사람의 게놈에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모든 유전자들이 보관돼있다.

DNA라는 핵산들이 약 30억개가 염색체 43개에 나뉘어 끈처럼 연결되어 있다.

각 유전자들은 DNA속에 염기의 순서로 기록되어 있다.

사람 게놈계획의 목표는 염기 순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염색체 별로 틈없이 연결하려고 한다.

이미 30억 개중에서 20억 개의 순서를 읽었으며,늦어도 올해 6월까지는 30억개 모두 읽어낼 예정이다.

사람 게놈프로젝트는 1990년부터 30억 달러를 들여서 15년만에 완성할 계획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 기술을 많이 개발한 덕분에 원래 배정된 예산중 8분의 1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벌써 끝이 보인다.

게놈 계획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유전병을 이해하고 예방하거나 치료할 방법을 개발하기위해 시작됐다.

현대의학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대부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유전자들이 변해 일어나는 질병들에 대한 예방과 치료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유전병은 3천가지 이상 알려져 있다.

이들의 위치를 우리 몸에 점으로 표시해보면 온몸이 점으로 가득 차며,나이별로 따져보면 태 속에 있을 때부터 늙어 죽을 때까지 골고루 퍼져있다.

어떤 병은 흔하고 어떤 병은 희귀하다.

민족이나 문화와 연관성이 있는 유전병들도 있다.

사람의 게놈 안에는 지도에서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어떤 유전병들이 어떤 이정표와 같이 유전되는지를 통계적으로 계산하면 유전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어떤 이정표와 얼마나 가깝게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시간과 돈이 얼마나 들어야 유전자를 찾아 낼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과학자 한 명이 평생 연구해도 유전자를 찾아내지 못할 수 있다.

게놈 계획은 이런 연구를 해온 유전학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예를들면 사람의 염색체들 중에서 두 번째로 작은 22번 염색체의 염기순서가 발표되었을 때 유전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유전자 19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사람의 게놈에 대한 염기 순서를 결정하면,유전학 연구에서 대략적인 위치를 알고 있던 유전자들의 정확한 위치와 염기순서를 알게 될 것이다.

게놈 계획이 진행되는 동안 이미 유전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들이 상당수 밝혀졌으며,앞으로 더 많이 밝혀질 것이다.

사람 게놈계획의 가장 큰 목적은 유전자들 때문에 일어나는 병들을 이해하고 예방이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유전자들을 모두 읽어낸 다음에 어떤 방향으로 연구를 계속 해야 이 목표를 쉽게 이룰 수 있을지 과학자들도 탐색하고 있는 단계다.

과정과 상관없이 게놈계획의 영향으로 병에 대한 이해와 치료약 개발에 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게놈 자체의 방대한 정보와 부수적인 정보들이 치료에 이용될 것이며,대략 15년에서 20년 정도 후에 유전자를 고쳐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도 희귀하지 않게 될 지도 모른다.

< 조양래 생물학 박사,미 스탠퍼드대 박사후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