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국내기관 사이에 큰 싸움이 붙었다.

외국인은 연일 수천억원어치의 우량주를 쓸어담으며 황소군단(매수세)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국내 투신사와 은행은 하루에 수천억원씩 팔아치우며 곰군단(매도세)을 이끌고 있다.

고집스런 싸움이다.

그 배경도 재미있다.

황소는 우량기업의 장래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그러나 곰은 그런 것을 따질 겨를조차 없다.

운용능력이 신통찮은 것을 본 투자자들이 "내 돈을 돌려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자의반 타의반의 곰신세다.

앞을 보고 달리는 황소와 과거라는 족쇄에 묶여 있는 곰의 맞대결에서 승부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허정구 기자 hu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