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이 합병키로 했다는 발표는 어쨌든 관심을 끈다.

다른 종금사나 지방은행에도 영향을 미쳐 금융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키는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대종금이 강원은행과 함께 조흥은행에 흡수합병된 선례가 있긴 하지만, 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의 경우는 자발적인, 그리고 대등한 합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내 최초의 종금사인 한국종금의 유동성 위기에서도 드러나듯이 종금사는 종전 방식의 영업 형태로는 이미 존립 자체가 힘들어진 것이 지금의 여건이다.

증권사로 전환하거나 투자은행으로 나가는 것이 선택 가능한 방안이 되겠지만 그 어느 쪽도 결코 쉽지는 않다고 본다.

증권회사로 전환할 경우 후발주자로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기도 쉽지 않고 더욱이 기존의 인력과 취약한 자본력으로는 선진 금융기법을 갖춘 투자은행으로 거듭나는 것 역시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도가 불투명하기는 지방은행도 마찬가지다.

권역별로 지주은행을 만들든지 아예 간판을 내리고 합병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소형 지방은행의 생존가능성도 그리 높다고는 보기 어렵다.

바로 이런 차원에서 제주은행과 중앙종금 모두 어떤 형태건 돌파구를 찾아야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겠다.

그러나 이들 두 기관이 합치더라도 자기자본이 2천2백억원 남짓한 규모이고 보면 회사측 발표대로 이번 합병을 통해 전국 규모의 우량 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어떻든 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은 합병후 어떤 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지를 투자자, 그리고 예금주들에게 보다 분명히 제시할 필요가 있겠다.

"은행이라는 이름을 가진 합병금융사"가 되겠다는 것이 회사측 발표지만 합병 후의 업태와 영업범위 등 청사진을 명확히 제시해 주는 것이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내부자 거래 의혹 등 합병발표를 둘러싼 잡음을 없애는 방법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