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와 현대가 손잡고 대우차까지 인수할 경우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의 다임러 패밀리를 굳힐수 있게 된다.

특히 다임러가 이미 미쓰비시자동차의 지분 33.4%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제휴로 다임러-미쓰비시-현대차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구축된다.

이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판도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임러는 독일 및 미국에서, 미쓰비시는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현대는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제휴가 강화되면 그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들 세업체가 고급차 소형차 엔진기술 등에서 각각의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대우차 인수에 성공하면 세계 자동차업계의 지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도 확고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현대가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2003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며 대우차도 중국공장 허가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대 아산공장, 기아 화성공장, 대우 군산공장, 현대와 대우의 중국공장이 합쳐지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 벨트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그 위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임러의 지명도와 미쓰비시 기술력이 결합될 경우 중국시장에서도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양사의 제휴는 또 미국과 유럽 중심의 세계자동차 업계 재편구도가 아시아로 넘어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르노가 닛산에 이어 삼성을 인수한 것이나 GM 포드 다임러의 대우차 인수전 참가도 이와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현대와 다임러의 제휴성사는 대우차 인수전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뿐 아니라 GM 포드 입장에서는 아시아지역의 파트너를 찾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다임러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대우차 인수 가능성은 한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해외업체로의 단선적인 일괄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자동차산업 보호"라는 명분과 "인수자금 분담"이라는 실리를 동시에 챙길 수있게 된다.

현대-다임러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협의를 통해 대우차 인수 마스터플랜을 확정지은 상태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9일 "최근 대우차 인수를 위한 5가지 원칙과 전략을 수립했다"며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가 공식 발표되는대로 대우 구조조정협의회에 이같은 내용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