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밴드제란 국제 원유가격이 일정 범위를 벗어날 경우 증산 또는 감산토록 함으로써 가격안정을 도모하는 제도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인 로드리게스 의장은 베네수엘라 마가리타 섬에서 열린 에너지 관련 회의에서 ''우리는 유가 밴드제를 시행하기에 앞서 매우 조심스러운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유가 밴드는 시장의 동향이 기본여건(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경우 자동 발동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부연해 현재의 유가 급등이 미국 가솔린 재고 부족에 대한 우려와 투기꾼들에 의한 일시적 현상임을 시사했다.
지난 3월 빈에서 열린 OPEC 각료회의에서 합의된 유가 밴드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8달러를 넘거나 22달러에 못미치는 일이 20일간 계속될 경우 하루 50만배럴씩 감산 또는 증산토록 하고 있다.
최근 유가 급등 추세로 이같은 발동요건은 충족됐으나 로드리게스 의장은 유가 밴드제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히면서도 발동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결국에는 석유 생산국과 소비국 모두에 가격안정을 가져다 줄 유가밴드에 대해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OPEC 각료들은 오는 21일 빈에서 회동을 갖고 지난 3월 결정된 석유 증산과 유가 밴드제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OPEC이 유가 밴드제 발동에 신중한 입장을 거듭 표명하자 9일 뉴욕 상품시장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 가격은 배럴당 42센트가 오른 30.20달러를 기록해 30달러선을 다시 넘어섰다. 런던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52센트 상승한 29.58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OPEC의 원유생산이 하루 2천816만배럴로 전달의 2천774만배럴보다 크게 늘어났으며 세계 전체로는 하루 7천690만배럴이 생산돼 역시 전달의 7천620만배럴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IAE는 이같은 생산량은 2.4분기중 세계 원유 수요 추정치인 하루 7천440만배럴은 물론 연간 수요 추정치인 하루 7천620만배럴보다 훨씬 더 많은데도 유가가 계속 상승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IAE는 ''다가오는 여름의 가솔린과 겨울의 난방유 공급에 대한 우려, 이라크의 생산량이 유지될 지에 대한 의문, OPEC 밴드제와 관련된 회의 등이 지금과 같은 유가 강세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폴라마르< 베네수엘라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