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도 안되는 직사각형의 푹신한 링.

침대 위에서 벌이는 남녀 혼성 나이트 게임의 심리.

육체적 탈진의 농도는 종종 격렬한 스포츠를 뛰어넘는다.

구름 위를 뛰노는 듯한 황홀경.

남자는 바로 그것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기 위해 여자에게 혼신의 힘을 다 쏟는다.

무엇이냐고.

두말하면 잔소리다.

오르가슴이라는 육체적 환호를 일컫는다.

그런데 왜?

오르가슴의 실용적인 면 중의 하나는 남자의 자아를 북돋워준다는 사실이다.

불행하게도 이 심리학적인 상승작용에는 중독성이 있어서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할 때마다 여성을 절정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문제는 남자의 75%가 오르가슴을 느끼는데 반해 전체 여성들의 3분의1 이하만이 섹스할 때마다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것이다.

결국 남자들은 자신의 파트너가 그 3분의1에 들기를 바라며 침대에서의 비밀스러운 경기를 마치 1백m 달리기 경주하듯 치러낸다.

아닌게 아니라 남자는 모두가 상대방이 느끼는 기쁨에 집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때때로 어린애 달래듯 거짓 오르가슴을 연기해 남자를 만족시키는 여자가 있다.

그것이 위선일까.

많은 여성은 남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사려 깊은 행동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 경기후 만족도를 꼭 체크하는 그런 남자 중에는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면 자신을 남자답지 못하다고 간주하는 자기도취적 강박관념의 포로인 경우가 많다.

남자는 여자,특히 자신의 전용(?) 파트너에 대해서라면 그녀의 오르가슴을 유발시키거나 가둬둘 권리를 자기가 갖고 싶어한다.

이러한 심리는 역사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기브 앤 테이크의 원칙,즉 옛날옛적 원시인 시절 남자로부터 정기적으로 은혜를 입은 여자는 다른 상대에게로 가버릴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또 다른 논리는 모든 생명체의 종족보존 욕구라는 근거에서 출발한다.

성적 만족은 여자를 누운 채로 있게 해서 난자를 향해 질주하는 정자에 대한 중력의 영향을 줄인다는 주장이 있다.

우리 선조들도 회임을 돕기 위해 합궁 후 여자의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는 방법을 썼다고도 하니 그 과학적인 방법에 자못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오르가슴시의 격렬한 수축이 자궁내에 음압을 발생시켜서 정액을 자궁경부 위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는 증거를 제시한 학자도 있다.

이런 주장들에 따르면 여성이 발하는 오르가슴의 다양한 표현들은 남자의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해지도록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완수했다는 신호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

다양한 학문적 접근이야 어떻든 간에 오늘도 많은 남자들은 등짝의 생채기를 기꺼이 감수하며 그녀를 까무러치게 만들기 위해 달리고 있다.

말인즉은 영광의 상처요,뿌듯한 자부심을 얻기 위해서다.

준 남성클리닉 원장 jun@sn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