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눈깜짝할새 살이 찐다고 아우성이다.

영양과잉에다 운동부족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공통된 고민이 바로 비만이다.

그래서 살을 빼준다는 다이어트식품 운동기구 약물 등의 국내 시장은 연간 3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만문제에 관한 한 한국보다 훨씬 심각한 미국은 해마다 살빼는데 1천억달러를 쓰는 것으로 조사돼있다.

그러나 살을 뺀 후 정상체중을 유지한 경우는 10~40%에 지나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와있듯 비만은 암보다 완치율이 낮은 난치병이라고도 할수 있다.

떨칠수 없는 비만의 모든 것에 대해 4회에 걸쳐 알아본다.

<>도움말 주신분=강재헌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남수연 영동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고완규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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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실태=비만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체 청소년의 15%선이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되는 현실이다.

작년에 병무청이 조사한바에 따르면 징병검사에 응한 만19세 남자의 12%가 정상 체중을 초과했거나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신체검사에서는 대상자의 17%가 비만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종호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지난해 5백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대로라면 어린이들이 성인이 돼서 당뇨병 심장병같은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28%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관심을 모았었다.

한국의 비만은 외국과 다른 독특한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성인은 배에 집중적으로 살이 찌는 복부비만이 대부분이다.

전신적인 비만을 보이는 서구의 비만과 대조적이다.

복부 비만은 배꼽을 중심으로 상체가 하체보다 비대한 상태를 말한다.

주로 남성은 뱃가죽은 얇으나 내장장기 사이사이에 살이 찌는 내장형비만(상반신비만 남성형비만 사과형비만,흔히 복부비만으로 일컬어짐)을 보인다.

이는 당뇨병 고혈압 관상동맥경화증 등 성인병의 주범이다.

반면 여자들은 뱃가죽에 살찌는 피하지방형비만(하반신비만 여성형비만 배형비만)으로 미용상 보기 좋지 않을뿐 건강에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날로 증가하는 어린이 비만을 막아 성인이 돼서 성인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복부비만을 사전에 막아 성인병으로 악화되는 것을 차단하는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비만의 원인=비만은 체내에 들어온 열량을 제대로 소모하지 못해 지방으로 축적돼 있는 것을 말한다.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과식이다.

정상인은 혈당치가 대개 1백20~1백30mg/dl가 되면 만복감을 느끼지만 비만한 사람은 배부름을 느끼는 혈당치의 기준점이 크게 상승돼있어 과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몰아먹는 습관도 비만의 큰 원인이다.

연구결과 섭취열량이 같은 경우 식사를 하루 5번에 걸쳐 하는 사람은 거의 살이 찌지 않는다.

반면 2번에 나눠 먹는 사람은 대개 비만상태에 들어간다는 것. 비만한 사람은 또 인슐린이 많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혈당을 내리는 작용을 하고 부족하게 되면 당뇨병을 유발한다.

그러나 인슐린은 식욕을 증가시켜 식사량을 늘게 하고 간과 지방조직에서 지방 합성을 증가시킨다.

또 혈액속의 지방이 지방조직으로 흡수되는 것을 왕성하게 해준다.

비만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요인도 같이 설명된다.

인체가 원하는 인슐린의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면 나중에는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인슐린이 고갈됨으로써 당뇨병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운동량이 부족하면 소비에너지가 적어지고 이에따른 과잉 에너지가 지방으로 축적된다.

특히 운동이 부족하면 인슐린이 수용체에서 효과적으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 때문에 인체는 더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내므로 살이 찌게 된다.

또 운동을 하지 않으면 간과 지방에서 지방을 합성하는 효소가 증가한다.

유전적인 요인도 크다.

부모 모두 비만이면 자식이 비만이 될 확률은 3분의 2,한쪽만 비만이면 2분의 1이 된다.

어렸을 때의 관리도 중요하다.

일생에 지방세포의 숫자가 늘어나는 시기는 <>태안에서 임신말기의 3개월간 <>수유기에서 이유기에 이르는 생후 1년간 <>사춘기 등 3번 있다.

이때에 영양이 과다되면 중증 비만이 될 수 있으므로 지나친 탄수화물 지방질의 섭취를 삼가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