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의 투자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올들어 수도권 난개발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가 물량중심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의 틀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골자는 개발과 보전을 확실히 구분해 풀 곳은 체계적인 개발을 유도하고 나머지는 철저히 묶겠다는 내용이다.

대표적인 게 준농림지개발 규제와 주거지역의 용적률 강화다.

도시 외곽지역이 도심내부의 녹지지역보다 개발행위가 자유롭고 고층.고밀도로 개발되고 있는 모순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토지시장은 물론 주택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부동산 투자패턴의 궤도수정이 불가피함은 물론이다.

변화의 소용돌이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활용하기에 따라선 기회가 되기도 한다.

정책의 흐름을 꿰뚫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투자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개발규제가 강화되는 준농림지는 당분간 매수세가 실종되는 가운데 가격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동안 개발바람에 편승해 땅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던 수도권일대가 집중적인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용적률과 건폐율이 지금보다 낮아지고 사업인허가도 한층 까다로워져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탓이다.

특히 환경보전 가치가 높은 산림이 울창한 곳이나 경관이 뛰어난 곳은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대단위 준농림지중 도시구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희박한 "나홀로 고층아파트" 부지도 가격하락의 몸살을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반사이익을 보는 쪽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취락이 형성됐거나 진행중이어서 도시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과 이미 건축허가를 받은 땅들은 하락폭이 작고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강세를 나타낼 여지가 높다.

한마디로 준농림지라도 개발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가격이 차별화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만큼 투자대상을 꼼꼼히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주택시장에도 희비가 엇갈릴 것이 확실하다.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용적률 축소방침으로 사업추진이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곳은 찬바람이 부는 반면 건립중이거나 사업이 활발한 아파트는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삶의 질로 요약되는 아파트 선택기준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아파트는 물론 신규분양 아파트에서도 "삶의 쾌적도"가 가격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린다고 보아야 한다.

이같은 트렌드는 이미 상당부분 아파트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추세이나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부동산투자에도 운보다 치밀한 분석이 요구되는 때가 왔다.

<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