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금융감독원에 잠재부실을 보고하면서 기준을 달리 적용해 정확한 부실규모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각 은행이 잠재부실 금액을 허위로 보고했거나 축소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엄중 문책하기로 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미래상환능력(FLC) 기준으로 워크아웃여신을 재평가, 추가로 늘어나는 손실금액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이에따라 한빛은행은 지난 3월말 기준 워크아웃여신 6조9천여억원에 대해 종전보다 2천5백여억원 늘어난 3조2천여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하겠다고 보고했다.

조흥은행은 1천6백여억원 많은 1조5천7백여억원, 외환은행은 3천여억원이 늘어난 1조8천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하기로 했다.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는 만큼 은행의 손실이 커진다.

그러나 같은 워크아웃 기업을 놓고도 은행마다 평가가 달라 잠재부실을 최대한 반영시킨 은행들만 손해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똑같은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10%에서 50%까지 차이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자전환주식의 경우 비상장 주식과 3월이후 출자전환될 예정인 주식 평가에서 은행마다 차이가 나타났다.

대우계열사 등 3월이후 출자전환부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은행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은행이 자체부실을 스스로 밝히게 해 객관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모든 은행이 같은 잣대로 외부기관에 의해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따라 각 은행에 검사역을 파견, 12일부터 일주일동안 구체적인 점검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