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영화전문 프로그램인 EBS의 "시네마 천국"(연출 이승훈,이두일.오후 10시)이 오는 16일 3백회를 맞는다.

지난 94년 3월 "시네마 천국"이 첫선을 보였을 당시 젊은 영화마니아들은 오랜 가뭄끝에 해갈을 느끼는 기분이었다.

타르코프스키,에이젠스타인,고다르 등 이전까지 책속의 그림들을 통해서나 만날 수 있었던 명감독들의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1년 뒤에는 국내 TV프로그램에서는 처음으로 단편영화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래서 "TV속 영화아카데미"라는 애칭을 얻기까지 했고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동호인 클럽이 만들어졌다.

이들 가운데 영화평론가 심영섭 정지연 영화전문잡지 키노의 장훈 등 30여명이 국내 영화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또 다른 영화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4년째 "시네마 천국"의 연출을 맡고 있는 이승훈 PD가 꼽는 가장 큰 보람은 지난해 9월 공중파방송 최초로 독립영화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단편영화극장"(일,밤12시20분)을 독립프로그램으로 개설한 것.

이밖에 95년 영화탄생 1백주년을 기념한 "영화백년,영화감독 백인"96년의 "한국영화 작가 시리즈"와 지난해의 "20세기 영화작가 시리즈" 등 영화사를 정리하는 굵직굵직한 기획들도 "시네마 천국"만이 할 수 있었던 작업들이다.

16일 방송하는 3백회 특집에서는 지난 7년동안 "시네마 천국"이 지나온 길과 지난 2백회 이후 달라진 모습을 되짚어본다.

또 "숨은 비디오 찾기" "인터넷 영화여행" "단편영화 감상시간" 등 영화팬들에게 가장 인기있었던 코너들을 당시 진행을 맡았던 MC들의 소개로 다시 만나본다.

초대 MC 정유성 교수를 비롯,영화인으로는 처음으로 진행을 맡은 조용원,올해 초까지 1년반 동안 진행을 맡았던 여균동 감독 등 역대 MC들이 총출연한다.

<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