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유통시장에 "양판점 돌풍"이 일고 있다.

하이마트,전자랜드 등과 같은 가전양판점들이 다양한 상품구색을 갖추고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기존 대리점을 제치고 가전유통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0년대 초만해도 국내가전유통시장은 특정 가전메이커의 제품만 판매하는 전속대리점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89년 가전양판점이 처음 생긴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곧 대리점을 제치고 가전유통시장의 "최대 유통채널"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대리점 지고 양판점 뜬다=90년 전국적으로 9개에 불과했던 전자양판점수는 올해 2백63개로 늘었다.

이같은 양판점의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전국 2백14개의 직영점을 보유한 하이마트는 올해말까지 점포수를 2백5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전자랜드도 현재 49개인 직영점수를 연말까지 60개까지 확대한다.

전체 가전판매에서 양판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94년 2%에 불과했던 양판점의 시장점유율은 98년 12%로 늘었고 올해 32%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90년 전국적으로 3천여개에 달하던 대리점의 수는 98년 2천5백여곳,지난해 2천3백여곳으로 줄었다.

올해에는 2천곳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양판점 돌풍,이유 있다 =양판점은 우선 값이 싸고 상품이 다양하다.

한가지 브랜드만 취급하는 전속대리점과 달리 양판점은 다양한 제조업체의 상품을 한곳에서 판매,소비자들에게 원스톱쇼핑 및 비교구매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양판점은 또 대량구매를 통한 "바잉파워"로 값을 떨어뜨리고 있다.

하이마트의 경우 가전제조업체로부터 사들이는 물량이 월 1천억원어치에 이른다.

대량구매를 통해 매입단가를 낮추고 그만큼 싼 가격에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한다.

"대형화된 매장"역시 양판점의 인기비결이다.

전속대리점의 매장크기가 보통 30여평인데 비해 양판점의 매장규모는 1백50평~5백평에 이른다.

쇼핑공간의 대형화라는 시대적 추세에 양판점업체들은 발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