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증시에서는 우리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 시기도 이르면 이번 회담이 끝나는 15일 전후나 아니면 이달말에는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현 시점에서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다면 우리 경제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 시장의 반응은 어떤가 =국내증시에서는 이미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최근들어 뚜렷한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 외국인의 주식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달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2조2천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 투자자들이 약 98%를 차지하고 있는 점이다.

이같은 현상은 IMF 사태 이후 우리의 신용등급이 조정될 때마다 반복돼 왔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이달들어서만 외평채 가산금리가 0.27%포인트 하락됐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시각이 개선되고 있는 셈이다.

이달들어 해외시장에서 한국물 가격도 평균 20% 정도 상승하고 있다.

<> 실제 신용등급 조정 가능한가 =무디스, 스탠더드&푸어스(S&P), 피치IBCA사와 같은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신용등급을 조정할 때는 네가지 기준을 고려한다.

국가위험, 산업위험, 영업위험, 재무위험이다.

이중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국가위험(sovereign risk)을 줄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북한과의 대치라는 특수한 상황이 우리 신용듭급 조정에 항상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주변정세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회담 결과는 미국의 대북한 경제제재조치 해제와 북.일 수교재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17일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방문도 예정돼 있다.

문제는 이번 회담의 지속성 여부와 우리 경제의 내부여건이 개선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신용등급 조정에 일회성 변수를 고려하지 않으며 경제적인 요인을 보다 중시하기 때문이다.

최근 무디스를 비롯한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 신용등급 조정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다.

일부에서는 우리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 정상회담 결과와 신용등급 조정 시나리오 =무엇보다 이번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방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방문"이라는 뜻하지 않은 성과를 거둔다면 우리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거의 확실하다.

과거 동.서독 통합 당시를 감안하면 최소한 한 단계 이상 상향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담 차원이 아니더라도 남북한간의 회의가 지속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은 것이 중요하다.

최소한 "남북 대치"라는 국가위험 요인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신용등급 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최근들어 무디스와 S&P를 중심으로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