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은 13일 합병추진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실무작업에 들어갔다.

양 사는 6월말까지 합병계약을 정식으로 맺을 예정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대주주의 감자문제를 두고 정부측과 이견이 노출되는 등 합병이 완전히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고개가 많다.

<>대주주 감자 않겠다 = 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은 합병과정에서 대주주에 대한 감자(자본금 줄임)를 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에 후순위채 매입 등의 지원을 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대주주들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이는 기존 대주주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제주은행 2대주주인 김태진씨측 관계자는 "증자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만 기존주주들은 증자할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합병과정에서 철저한 자구노력이 있어야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위원회 측은 "자구노력 없이 정부의 지원만 바란다면 바람직한 합병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3월말 현재 중앙종금은 1천2백64억원, 제주은행은 6백11억원의 자본이 잠식된 상태다.

합병과정에서 5백억원을 추가로 증자하는데 성공하더라도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경영권은 중앙종금=통합은행의 지분은 중앙종금측이 70%가량을 소유할 전망이다.

강중홍 제주은행장은 "자산이나 자본금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약 3대1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통합은행장은 강 행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석기 사장은 "행장은 제주은행쪽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제주은행 대주주들은 합병후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처분하고 손을 뗄 것으로 예상돼 실질적인 경영권은 김석기 사장이 쥘 전망이다.

<>발전 전망=합병이 성사된다고 해도 당분간 이원화된 운영체제가 불가피하다.

종금사의 도매금융과 은행의 소매금융간 통합작업이 쉽지 않은데다 지역적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제주은행은 일단 지역내 본점을 두고 소매금융에 주력하면서 지역특성을 살려 국제금융업무를 취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종금은 종금사의 기업어음(CP)등의 업무를 향후 10년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업무에 주력하면서 투자은행으로 변신을 장기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중앙종금 관계자는 벤처투자와 중견기업을 주거래로 하는 투자은행을 지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