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3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 일행을 당초 예상을 깨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접해 파격적 예우를 보였다.

특히 이날 영접에는 북한 권력서열 2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서열 3,4위인 조명록 국방위제1부위원장, 홍성남 내각총리와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 등 북한의 군사, 입법, 행정 최고수뇌부가 총출동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명목상 국가수반으로 이미 지난 83년 외교부장 및 부총리를 겸임했으며 98년 9월부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지내왔다.

홍성남 총리는 정무원부총리와 국가계획위원장을 거쳐 98년 9월부터 내각총리를 맡아 왔다.

김용순 위원장은 부총리급으로 북한의 대외관계를 사실상 총괄하는 실세로 알려져 있다.

이들 외에 이날 위성중계된 TV방송 장면에는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국태 당비서, 민족화해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상임위 서기장 등의 모습이 보였다.

평양에서 시간상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최초로 영접한 북측 인사는 전희정 당중앙위원이었다.

13일 오전10시25분 김 대통령 일행을 실은 특별기가 순안공항에 도착하자 기내로 들어와 이들을 맞은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전담당 비서인 전 위원은 김일성 주석 생존시에는 금수산의사당(현 금수산기념궁전) 외사국장을 지낸바 있다.

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김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북측 인사 가운데에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양만길 평양시 인민위원장,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 등 낯익은 얼굴들도 눈에 띄었다.

김 국방위원장의 부인 김영숙씨는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당 중앙위 비서 가운데 한성룡(경제 담당), 김기남(선전 담당), 김중린(노동단체 담당), 전병호(군수 담당), 계응태(공안 담당) 비서 등도 보이지 않았다.

백남순 외무상의 모습도 TV중계 장면에는 보이지 않았다.

관계당국은 이번 공항 영접에 참석한 북한측 인사들 가운데 최고인민회의 및 대남사업 관련 인물들이 많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