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3일 낮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남북정상간 직통전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자며 핫라인 설치에 의견을 모았다.

또 14일 2차회담을 갖기로하는등 2박3일동안 남북한 현안에 대해 아무 격식없이 논의해 합의점을 찾기로 했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45분부터 12시12분까지 27분동안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회담에는 북측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배석했고 남측에서는 박재규 통일,이헌재 재경,박지원 문광 장관과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 등 공식수행원 전원이 배석했다"고 발표했다.

정상회담에서 김 국방위원장은 "6월13일은 역사에 당당하게 기록될 날"이라고 말했고 김 대통령도 "이제 그런 역사를 만들어 가자"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세계가 김 대통령이 왜 방북했는지,김 위원장이 왜 승낙했는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갖고 주목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2박3일동안 대답해 줘야하고 대답을 주는 사업에 김대통령뿐 아니라 장관들도 기여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해 김 대통령의 방북을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남측의 구체적 제안을 요구했다.

김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 회담을 나눈뒤 북한측에서 마련한 공연을 관람했다.

이어 저녁에는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북측의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7천만 동포의 절박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책임있는 남북한 당국자가 대답을 해야할 때"라며 남한측의 경협지원 등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에 김 대통령도 "이번 방문으로 7천만 민족이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되고 이산가족이 상봉하며 남북 당국자간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화답,남한측이 이번 회담에서 얻고자 하는 성과를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특별기편으로 서울 공항을 떠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평양 방문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1시간여 비행끝에 평양에 도착한 김 대통령은 순안 공항에 직접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례적인 따뜻한 영접을 받았다.

김 국방위원장이 국빈영접을 위해 공항에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파격적인 예우로 평가됐다.

그는 김 대통령을 안내해 의장대 사열을 받은데 이어 북측이 제공한 승용차에 함께 나란히 탑승,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동행하며 55분동안 단독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대통령은 도착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남녘 동포의 뜻에 따라 민족의 평화와 협력과 통일에 앞장서고자 평양에 왔다"며 "저는 김 위원장과 함께 남과 북 우리 동포 모두가 평화롭게 잘 살수 있는 길을 찾는데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