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내외는 13일 남한측 대표단 전원과 함께 인민문화궁전에서 북측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먼저 김 상임위원장이 환영사에서 "통일을 위해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 달라"고 말하자 답사에 나선 김 대통령은 "이제 우리 힘을 합쳐 끊어진 철길을 다시 잇고 뱃길을 열고 하늘길도 열어가자"고 화답했다.

김 대통령은 또 "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뤄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며 당국자간의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방북길의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남북 양측 참석자들은 "건배를 한번 더 합시다" "반갑습니다"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북측 참석자중에는 남측에도 잘 알려진 여자 마라톤 선수 정성옥, 영화 "임꺽정"의 주인공 최창수씨 등 인민배우, 북송된 이인모 노인의 딸 이현옥씨 등이 참석, 눈길을 끌었다.

정 선수는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만찬을 마친 김대통령 일행은 오후 10시께 숙소로 돌아오는 것으로 첫날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 대통령은 숙소에서 수행원들과 간단한 회의를 갖고 14일 일정을 점검했으며 수행원들도 공식일정을 마치고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오후 4시께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북측이 마련한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 등 남측 수행원과 북측 관계자들이 좌석을 가득 메웠으며 김 대통령 내외가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안내로 입장하자 박수로 환영했다.

미소를 머금으며 입장한 김 대통령은 남북 관람객의 박수에 화답한후 공연장 앞쪽 중앙에 마련된 귀빈석에 앉았다.

김 대통령 우측으로는 김영남 위원장, 박지원 문화부 장관, 김영대 사회민주당위원장, 고은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고문,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이 앉았고 좌측으로는 이희호 여사, 몽양 여운형 선생의 딸 려원구 조국통일민주전선 서기국장이 자리했다.

<>.북측의 공연은 이념성이 적고 빠르고 경쾌한 리듬의 연주와 무용으로 구성했으며 특히 전통문화에 기초한 공연을 선보여 남측을 배려한 흔적이 뚜렷했다.

관현악으로 "아리랑"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 두곡이 연주됐고 쟁강춤, 물동이 춤, 천안삼거리 독무, 키춤, 장고춤 등이 이어졌다.

공연후 김 대통령은 전 출연진이 도열한 무대로 올라가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 내외"라 적힌 커다란 꽃바구니를 전달하고 이들과 함께 기념촬영도 했다.

김 대통령이 퇴장할 때에도 "환영곡"이 울려 퍼졌다.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