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공기업] 경쟁체제 대비 : 시장에 '영원한 독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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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사고파는 시장이 생겼다.
지난 4월부터 모의 운영되고 있는 전력거래소에선 50여개의 발전 사업자들이 경매절차를 거쳐 각자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거래소가 정식 운영될 때 값이 비싼 전기를 생산한 발전 사업자는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한국전력이 독점하고 있는 전기사업이 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전력 생산에서부터 경쟁체제를 도입한 뒤 단계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도 경쟁토록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보다 싼 값에 전기를 쓸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물론 안정적인 전기공급을 우선적으로 원하는 소비자라면 돈을 더주더라도 보다 믿을 수 있는 전기공급선을 택할 수도 있다.
소비자로선 전화사업에 경쟁체제가 도입된 후 누리게 된 수많은 이득을 앞으로 전기 분야에서도 가질 수 있게된다.
한국통신이 독점하던 유선전화 사업이 여러 회사에서 동시에 취급하게 되면서 가격 인하와 획기적인 서비스 개선이 이뤄졌다.
이동전화 분야에서도 경쟁 사업자가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면서 궁극적으로 혜택을 본 것은 소비자였다.
이처럼 "땅짚고 헤어치기"식의 독점사업에 익숙해 있던 공기업들이 사업부문 분할 후 민간기업 매각이라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알짜배기 사업분야를 떼내고 나면 살아 남을 수단이 없어진다는 절박한 현실이 이들 공기업의 목을 옥죄고 있다.
이에따라 신규 사업 개척에 목을 매는 한편으로 민간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분야에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체제를 갖추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다.
연봉제를 도입하는 공기업이 늘어나고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영업전략이 수립되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특히 분할을 앞둔 사업부분끼리 조기에 경쟁하는 체제가 구축되면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직원들간의 경쟁도 활발하다.
한전의 경우 올해안에 발전사업을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1단계 구조개편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력산업 민영화를 위한 전기사업법 등의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본격적인 작업을 추진한다.
이미 한전의 내부 조직에선 독립사업부 형태로 분할된 6개 발전사업단은 별도 발전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각각의 전력사업단에서 생산된 전기는 지금도 전력 모의시장을 통해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시작됐다.
한전 내부에선 전기 가격을 경쟁상대보다 낮춰야 살아남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시장원리를 새삼스레 체험하는 중이다.
물론 가스공사 한국중공업 한화 등 발전사업에 진출해있거나 앞으로 진출한 기업들과도 싸워야 한다.
한전 관계자는 "벌써 6개의 발전 사업단은 경쟁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각각의 사업단에 소속된 직원들간의 경쟁의식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공기관으로까지 불렸던 한전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시장경쟁에 적응하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는 게 실감난다"고 덧붙였다.
2단계 경쟁체제 도입은 발전사업자들이 생산한 전기를 최종 소비자인 가정이나 기업체에 공급하게 되는 배전및 판매사업을 민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전기 가격은 전력거래시장에서 발전회사와 배전회사간의 입찰을 통해 결정된다.
다수의 발전사업자와 배전사업자가 전기를 사고파는 전력시장에서 만나 가격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정착된다.
기본적으로 발전회사는 배전회사에 값싼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배전회사는 최종 소비자에게 값싼 전기를 보낼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로 가정에 전기를 판매하는 업무는 배전회사 아래의 판매회사가 맡게된다.
시장경쟁 원리를 도입하기 위한 주요 공기업분야 구조개편 바람은 담배인삼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통신 등에도 직접적으로 밀어닥치고 있다.
한전과 마찬가지로 이들 회사도 무한 경쟁체제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지를 고심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는 당장 내년부터 담배독점이 사라지는 만큼 세계적인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있다.
가스공사는 가스산업 구조개편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해야 할 뿐 아니라 한전 민영화로 인한 발전용 가스 공급상황에 변화에도 대비해야 할 처지다.
가스공사는 도입및 도매사업을 2001년중에 3개 자회사로 분리한 뒤 2개사를 2002년까지 민간에 매각한다.
소매사업과 관련해선 각 지역별 배관망 미설치 지역에 대한 신규 진입을 우선적으로 허용한다.
결국 LNG 도입및 도매부문에 우선적으로 경쟁체제를 도입한 뒤 단계적으로 수요자에게 가스를 직접 판매하는 소매부문을 민영화한다는 얘기다.
가스공사는 최근 한전의 발전사업이 민영화되면 발전용 가스공급 계약 등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계절별.시간대별 공급계획 등에 문제점이 없는지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고객들이 원하는 가격과 안정적인 공급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예전같으면 상당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공기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키로 하면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지난 4월부터 모의 운영되고 있는 전력거래소에선 50여개의 발전 사업자들이 경매절차를 거쳐 각자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거래소가 정식 운영될 때 값이 비싼 전기를 생산한 발전 사업자는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한국전력이 독점하고 있는 전기사업이 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전력 생산에서부터 경쟁체제를 도입한 뒤 단계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도 경쟁토록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보다 싼 값에 전기를 쓸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물론 안정적인 전기공급을 우선적으로 원하는 소비자라면 돈을 더주더라도 보다 믿을 수 있는 전기공급선을 택할 수도 있다.
소비자로선 전화사업에 경쟁체제가 도입된 후 누리게 된 수많은 이득을 앞으로 전기 분야에서도 가질 수 있게된다.
한국통신이 독점하던 유선전화 사업이 여러 회사에서 동시에 취급하게 되면서 가격 인하와 획기적인 서비스 개선이 이뤄졌다.
이동전화 분야에서도 경쟁 사업자가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면서 궁극적으로 혜택을 본 것은 소비자였다.
이처럼 "땅짚고 헤어치기"식의 독점사업에 익숙해 있던 공기업들이 사업부문 분할 후 민간기업 매각이라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알짜배기 사업분야를 떼내고 나면 살아 남을 수단이 없어진다는 절박한 현실이 이들 공기업의 목을 옥죄고 있다.
이에따라 신규 사업 개척에 목을 매는 한편으로 민간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분야에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체제를 갖추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다.
연봉제를 도입하는 공기업이 늘어나고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영업전략이 수립되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특히 분할을 앞둔 사업부분끼리 조기에 경쟁하는 체제가 구축되면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직원들간의 경쟁도 활발하다.
한전의 경우 올해안에 발전사업을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1단계 구조개편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력산업 민영화를 위한 전기사업법 등의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본격적인 작업을 추진한다.
이미 한전의 내부 조직에선 독립사업부 형태로 분할된 6개 발전사업단은 별도 발전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각각의 전력사업단에서 생산된 전기는 지금도 전력 모의시장을 통해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시작됐다.
한전 내부에선 전기 가격을 경쟁상대보다 낮춰야 살아남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시장원리를 새삼스레 체험하는 중이다.
물론 가스공사 한국중공업 한화 등 발전사업에 진출해있거나 앞으로 진출한 기업들과도 싸워야 한다.
한전 관계자는 "벌써 6개의 발전 사업단은 경쟁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각각의 사업단에 소속된 직원들간의 경쟁의식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공기관으로까지 불렸던 한전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시장경쟁에 적응하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는 게 실감난다"고 덧붙였다.
2단계 경쟁체제 도입은 발전사업자들이 생산한 전기를 최종 소비자인 가정이나 기업체에 공급하게 되는 배전및 판매사업을 민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전기 가격은 전력거래시장에서 발전회사와 배전회사간의 입찰을 통해 결정된다.
다수의 발전사업자와 배전사업자가 전기를 사고파는 전력시장에서 만나 가격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정착된다.
기본적으로 발전회사는 배전회사에 값싼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배전회사는 최종 소비자에게 값싼 전기를 보낼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로 가정에 전기를 판매하는 업무는 배전회사 아래의 판매회사가 맡게된다.
시장경쟁 원리를 도입하기 위한 주요 공기업분야 구조개편 바람은 담배인삼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통신 등에도 직접적으로 밀어닥치고 있다.
한전과 마찬가지로 이들 회사도 무한 경쟁체제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지를 고심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는 당장 내년부터 담배독점이 사라지는 만큼 세계적인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있다.
가스공사는 가스산업 구조개편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해야 할 뿐 아니라 한전 민영화로 인한 발전용 가스 공급상황에 변화에도 대비해야 할 처지다.
가스공사는 도입및 도매사업을 2001년중에 3개 자회사로 분리한 뒤 2개사를 2002년까지 민간에 매각한다.
소매사업과 관련해선 각 지역별 배관망 미설치 지역에 대한 신규 진입을 우선적으로 허용한다.
결국 LNG 도입및 도매부문에 우선적으로 경쟁체제를 도입한 뒤 단계적으로 수요자에게 가스를 직접 판매하는 소매부문을 민영화한다는 얘기다.
가스공사는 최근 한전의 발전사업이 민영화되면 발전용 가스공급 계약 등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계절별.시간대별 공급계획 등에 문제점이 없는지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고객들이 원하는 가격과 안정적인 공급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예전같으면 상당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공기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키로 하면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