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뜬 공기업이 영악한 대기업을 이겼다"

지난해 3월 롯데의 김포공항 면세점 진출로 힘겨운 싸움을 예상했던 한국관광공사는 뜻밖의 면세점 운영성적표에 미소짓고 있다.

올들어 매출이 20%이상 느는 추세인데다 롯데의 매출비중도 당초 공언했던 50%선이 아니라 매장크기에 해당하는 30%선에 묶어놓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뼈를 깎는 조직슬림화와 함께 "현장중심""권한이양과 책임부여""스피드 제일"이란 3대원칙에 맞춘 조직문화 쇄신이 주효했기 때문이란 게 공사의 자체평가.

공사는 롯데와 맞붙기 직전,공항면세점을 통제했던 본사 조직(사업처)을 아예 없애버리고 김포공항영업단장에게 모든 힘을 몰아주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결제라인이 3단계 이상 줄어 영업환경 변화추세에 맞춘 빠르고 탄력적인 의사결정과 공기업 조직에 묻혔던 개개인의 창의적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성공한 것.공사는 김포공항 면세점에서의 경험을 살려 "스피드.탄력경영"의 신조직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