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같은 차를 타고 온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곧바로 평양시 북동쪽 대성구역에 있는 백화원 영빈관(일명 백화원초대소)에 도착,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양국 정상은 이미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영빈관까지 오는 1호차안에서 많은 얘기를 했지만 정상 첫 회담은 오전 11시45분부터 낮 12시12분까지 27분동안 이뤄졌다.

상견례를 겸한 이날 첫 회담은 웃음과 농담이 곁들여진 화개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이뤄졌다.

<>.김 대통령은 도착 즉시 성명을 발표한후 파도치는 바다그림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먼저 김 위원장이 김 대통령과 단독 촬영을 했는데 김 대통령은 웃음을 지었으나 김 위원장은 약간 상기된 표정이었다.

정상들은 단독 촬영후 이희호 여사와 3인이 촬영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장관들도 같이 합시다"라고 제의, 수행원들과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

<>.곧이어 이어진 첫 회담에서는 깊숙한 얘기보다 자유롭게 의견교환을 하는 선에서 이뤄졌다.

회담에는 남측에서 공식수행원 전원이 배석했고 북측에서는 김용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가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 들어가기전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을 향해 "문광부 장관이구먼. 지난번 발표할때 봤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2시40분께 상봉 및 1차회담을 겸한 자리를 마친 후 접견실에서 나와 김 대통령과 공식 수행원들에게 "편안히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라며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다.

김 위원장은 또 안주섭 경호실장과 악수하면서도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대통령 내외는 김 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을 떠난후 김명철(54) 백화원 영빈관장으로부터 영빈관내에 전시돼 있는 꽃나무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 관장은 화분 2개에 심어져 있는 파란색의 ''김일성화''와 화분 5개에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김정일화'' 앞에 이르자 "김일성화는 인도네시아 식물학자가 보낸 것이고 김정일화는 일본 식물학자가 재배해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후 숙소로 돌아가 우리나라TV를 시청할 수 있는 TV수신기를 통해 순안공항 도착장면과 순안공항에서부터 백화원 영빈관에 이르기까지 연두에서 환영받는 장면을 시청했다.

<>.김 대통령 내외는 이후 숙소에서 평양온반과 옥돌불고기, 버섯볶음, 가물치회, 수박, 설기떡, 인삼차 등으로 오찬을 했다.

김 대통령은 식사후 "식사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평양온반이 맛있었다"고 말했다.

식사후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이 김 대통령을 찾아와 "의전을 맞게 됐다. 영광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 내외는 이날 저녁 김 위원장 초청으로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평양성의 사람들''이란 제목의 음악극을 관람한 후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리는 환영만찬에 참가했다.

[ 평양=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