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기의 둔화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연준리(FRB)가 이달말 회의에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중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3% 감소한 2천6백60억달러에 그쳤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로써 소매판매는 지난 4월(0.6%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줄었다.

두달 연속 감소세는 지난 98년8월이후 처음이다.

자동차와 각종 하드웨어,건자재판매부진이 전체 소매판매 감소를 주도했다.

최근의 경제지표는 미경제가 뚜렷한 진정세에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5월 생산자물가(보합),1.4분기 경제성장률(5.4%)등이 모두 그렇다.

인플레의 핵심척도로 이용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달보다 0.1% 상승하는데 그쳐 당초 예상치(0.2%)보다 낮게 나타났다.

미경제의 연착륙 신호가 잇달으면서 오는 27-28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RB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일부 FRB이사들은 미경제가 이미 연착륙 궤도에 들어섰다고 지적,지난 1년간 불었던 금리인상바람이 그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 진정세를 계절적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또 지난해 4.4분기 7%대를 넘었던 경제성장률이 적정성장률로 여겨지는 3%대에 안착하기 위해선 현재의 하향추세로는 어림없다는 주장도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은 이날 "미경제는 괄목할만한 기술혁신에 따라 구조적인 생산성 증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 생산성 증가추세가 일시적인 요소들 때문이 아니라 경제의 기본적인 변화에 기인한 것임을 강조했다.

정부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5년 이전 약 20년간 평균 1.75% 정도로 낮았던 생산성 증가율이 최근 5년동안에는 거의 2배로 높아졌다.

그린스펀 의장은 금리문제와 관련,앞으로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의 이날 발언은 FRB가 앞으로 금리인상을 자제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