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이틀째인 14일.날씨는 첫날에 이어 맑고 화창했다.

김 대통령과 공식 수행원은 두차례 정상회담에 전념했으며,경제인 및 정치인 등 특별 수행원들은 북한측 실무진들과 경제,환경,체육,문화 등 분야별 회담을 가졌다.

특히 이희호 여사는 유치원과 병원을 둘러 본데 이어 이화여고 재학시절의 옛 스승을 만나 회포를 푸는 의미있는 하루를 보냈다.

0.전날밤 11시 잠자리에 든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10분에 기상,"기분도 좋고 날씨도 좋다.

작지만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실천하는게 중요하다"며 본 회담에 임하는 마음다짐을 밝혔다고 박준영 청와대 공보수석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감색 싱글에 푸른 넥타이를,이희호 여사는 옥색 투피스에 흰색 스카프 차림으로 나섰다.

아침 식사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전복 오이냉채,생선전탕,삶은 달걀,완두콩밥,찹쌀완자찜,인삼차 등을 들었다.

오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2차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남측 대표단과 함께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들러 공연을 관람했다.

0.이희호 여사는 이날 오전 평양시내의 유치원과 수예연구소를,오후에는 북한 최대의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평양산원을 방문한데 이어 이화여고 재학시절의 옛 스승도 만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 여사는 먼저 평양시 창광거리에 위치한 창광 유치원을 찾아 김춘영 원장으로부터 현황을 보고받은 후 교실과 체육관, 무용실, 자연실 등을 둘러봤다.

지난 82년 설립된 창광 유치원은 5백여명의 어린이를 돌보고 있는 북한의 대표적인 아동보육시설이다.

이 여사는 "훌륭한 탁아시설이 많아져야 여성들이 안심하고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며 북측의 육아교육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 후 우리의 "눈높이 교육"에 대해 설명하면서 "어른들이 같은 눈높이에서 어린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여사는 노래와 악기연주 등 남녀 어린이들이 준비한 공연을 관람했으며 무용공연이 펼쳐지자 어린이들과 양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도는 등 함께 어울리기도 했다.

이 여사는 유치원 명예원장직을 받았다.

이어 이 여사는 북측이 자랑하는 수예연구소를 방문,5백여명의 수예사들이 일하고 있는 손 수예실과 도안실,전시실 등을 둘러봤다.

0.재계.정계 인사등 특별수행원 24명은 이날 오전 금수산 기념궁전을 둘러보고 김일성 동상에도 인사했다.

인민대학습당안에는 "나는 과학을 중시합니다.

김정일"이라는 현판이 눈에 띄었다.

고은(시인) 이해찬 의원(민주당)등은 학습당에서 독서중인 주민과 즉석 토론을 벌였으며 이곳 노인들은 "외세 몰아내고 자주통일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특별수행원들은 오후 북한측 실무진들과 경제 환경 체육 문화 등 각 부문별로 회담도 가졌다.

0.노동신문과 민주조선등 북한 신문들은 6개면중 4개면을 할애해 김 대통령의 방북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노동신문은 1면에 두 정상의 상봉사진을 가로25cmx세로4cm의 크기로 처리했다.

북한 라디오 방송인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각각 14일 오전6시와 7시에 방북단의 평양도착 사실을 전했다.

특히 북한 평양방송은 14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통일 노력을 찬양하는 종전 보도를 재방송하면서 대남비난 부분은 완전 삭제했다.

대남 방송인 평양방송에서 이같은 변화된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양측이 상호비난을 중지키로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0.김대중대통령은 14일 오후 1시 15분 이희호여사와 함께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2관에 도착, 공식수행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김대통령은 전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환대에다 이날 오전의 확대정상회담이 잘 진행됐기 때문인지 환한 얼굴이었다.

공식수행원들도 밝은 표정으로 김대통령과 평양냉면 등 음식들을 화제로 환담을 나눴다.

이날 옥류관측은 김대통령을 위해 소고기 등을 3시간 이상 끓여 냉면육수뭉을 만드는 등 정성을 다했다고 식당 접대원은 전했다.

냉면에 앞서서 해삼과 족발찜(발족찜) 궝고기 완자 등이 함께 나왔다.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