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4일 오후 김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두차례에 걸친 단독정상회담을 갖고 남북간 화해 및 통일,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이산가족 상봉,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대한 교류협력 등의 현안에 대해 대체적인 의견접근을 봤다고 박준영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이 발표했다.

박 수석은 "김위원장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회담에 임하고 합리적으로 문제에 접근,토의해서 해결하는 자세를 보여줘 두 지도자간에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이 진행됐다"며 "모든 분야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1차로 오후3시부터 5시20분까지 단독회담을 가졌으며 20여분의 휴식을 취한뒤 2차회담을 벌였다.

박 수석은 또 "두 정상이 남북간 모든 문제에 대해 기탄없이 흉금을 터놓고 얘기했다"고 밝혀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이상가족상봉,경제협력,김위원장의 서울답방 등 한반도 긴장완화와 화해협력을 위한 모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이중 상당부분 합의를 도출해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남과 북은 7.4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등 이미 많은 합의를 이뤘으나 이제는 이를 실천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양측간에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화해협력을 위한 모든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지금은 영토와 인구가 중시되는 시대가 아니라 지식정보화시대로 우리 민족이 힘을 합치면 세계 1류국가로 갈 수 있다"면서 "따라서 이 시대의 통일은 절대적인 명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북측도 통일을 위한 화해와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 미국 일본과 관계개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단독회담에는 남측에서 임동원 대통령특별보좌관,황원탁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기호 경제수석비서관이,북측에서는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이 배석했다.

이에앞서 이날 오전 남측과 북측은 김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수대의사당에서 확대정상회담을 열어 7.4공동성명 및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토대로 한 교류협력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남북기본합의서 등 남북이 이미 합의한 내용중 실천가능한 것부터 논의해 합의를 이뤄내자"면서 "남북간에 많은 대화를 통해 이견을 해소하고 대화와 교류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한.미.일의 대북 3국공조는 우리의 자주문제와 관계돼 있는 것인데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며 남측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김대통령은 "3국 공조는 대북정책이 북한에게도 유리하고 우리에게도 좋은 "윈-윈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며 "이는 결코 북한을 해롭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위원장은 또 "국가보안법이 남북의 교류협력을 방해한 측면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고 김대통령은 "현재 남측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어 국회에 개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라고 응답했다.

확대회담에는 남측에서 김대통령을 비롯,박재규 통일,이헌재 재경,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안주섭 경호실장,이기호 수석,황원탁 수석,박준영 공보수석,김하중 의전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김영남 위원장과 양형섭 상임위부위원장,최태복 인민위원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방북대표단은 15일 부문별회담과 확대회담을 한차례 더 가진뒤 귀환할 예정이다.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