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역사는 14일 오후 4시45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지난 1940년 서울 이화여고 재학당시의 수학선생님이었던 김지한(85.여)씨와 60년만에 감격의 상봉을 했다.

김씨는 39년부터 이화여자 고등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해방 직전 남편을 따라 월북했다.

북한에서도 교육계에 종사하다 지난 84년 퇴직해 현재 평양시 중구역 부근에 살고 있다.

이 여사가 인민문화궁내 별도로 마련된 방에 들어서자 하얀치마, 저고리를 차려입은 백발의 김씨는 순시울을 적시면서 "정말 반갑습네다"를 연발했고 이 여사도 "선생님 반갑습니다"라고 고개숙여 인사했다.

두 사람은 너무 오랜만의 만남이 감격에 겨운듯 서로 끌어안은채 한동안 떨어질 줄 몰랐다.

이 여사가 상기된 얼굴로 "선생님, 예전의 모습이 생각납니다"라고 하자 김씨는 "알만합네까"라는 진한 북한 어투로 말했다.

이 여사는 최근 이화여고 동기생들이 졸업 60주년을 기념해 모였었다면서 "현재 서울에 살아 계시는 당시의 선생님은 한분도 없고 음악을 가르치던 이순희 선생님만이 미국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김씨는 "그 당시 수학을 가르치던 내가 "호랑이선생"이 아니었느냐"고 묻자 이 여사는 "착하신 선생님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10여분간 얘기하고 있을 때 김씨의 딸(최운영씨)이 봉투속에서 60년전 당시 이화여고 재직시절 학생들과 함께 찍은 빛바랜 흑백사진 두장을 꺼내 보이자 손을 맞잡고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