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자정무렵 발표된 공동선언문 제2항의 "연합제" "연방제" 조항에서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라고 표현한 것은 김대중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상당시간 설득한 결과라고 박준영 수석이 전했다.

북측의 공식적인 연방제안은 중앙정부에서 외교와 군사에 관한 권한을 갖는 것으로 김 위원장은 단독회담에서 이를 계속 주장.

그러나 김 대통령이 "그렇게 되면 국제기구에서의 관계 등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고 장시간 설명,

지방정부가 외교와 군사권한을 갖도록 하는 의미의 "낮은 단계의..."라는 표현을 쓴다는데 합의했다는 것.

박 수석은 "2차회담에서 김대통령이 상당한 인내심을 갖고 설득했다"며 "상당한 토론과 의견교환이 있은 후에 이런 표현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회담 후 "내가 젖먹던 힘까지 내서 진실되게 설명했다"고 회담분위기를 설명했다고 박 수석이 전했다.

이와 관련, 박 수석은 "회담시간이 3시 50분이었지만 3시간 40분 긴장의 연속이었다"며 "특히 통일방안에 대해 두 정상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부연.

공동성명의 문안을 확정하는 막바지 단계에서도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는 후문.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사람을 누구로 할 것이냐를 놓고 줄다리기가 있었는데 북측에서는 국방위원장의 직책이 형식적으로는 국가원수가 아닌데 대통령과 함께 서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그 김영남 초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하거나, 두정상의 명을 받아 다른 두 사람이 하는 대안들을 제시했다는 것.

그러나 남측에서 "우리는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을 남북의 지도자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혀 결국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하는 것으로 결론.

공동성명 작성과정에서 두 정상은 큰 틀에서 합의만 했고 문안은 밤 8시 50분경부터 실무선에서 작성하기 시작.

양측 실무진은 두 정상이 목란관에서 만찬을 하는 도중 공동성명 조안을 마련해 만찬으로 들고가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이 김 위원장에게 먼저 보고.

김 위원장은 초안을 검토한 뒤 일부수정을 지시하고 이를 남측의 임동원특보에게도 설명.

다시 임 특보가 김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등 막후 조율작업이 부산하게 이뤄졌고 다시 장소를 백화원 영빈관으로 옮겨 공동성명이 발표되기 10분전인 밤 11시 10분에서야 최종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김용순 위원장이 김 대통령 등 남측 인사들과 김 위원장의 방을 번갈아 오가면서 메신저역활.

11시 10분경 최종합의한 뒤 실무진이 두 정상에게 보고했고 두 정상은 정각 2분전에 서명식장에 임석, 밤 11시 30분 서명했다.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처음에는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펴다가도 남측의 설명이 합리적이고 민족문제를 해결하는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즉시 이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 상당한 합의가 가능했다고 박준영 수석이 말했다.

박 수석은 "이는 김 위원장이 세계변화를 보는 시각과 민족과 역사에 대한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김 위원장은 또 적극적이고 뭔가를 이루려는 자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김대통령의 발언 중간 중간에 "나도 섭섭한 게 있는데 말씀을하겠다"면서 그동한 남측에 대해 불유쾌하게 생각했던 사항들을 기탄없이 솔직하게 말했다는것.

김위원장은 "우리는 일관되게 하는데 남측에서 모순되게 한다.이래서 합의가 무슨 의미가있겠느댜"고 불만을 토로하고 국가보안법폐지 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위원장은 또 남측 신문을 김대통령과 함께 보는 자리에서 자신을 좋지 않게 다룬 기사를 보고 문만을 표시하게도 했다는 것. 반면 김위원장은 김대통령의 인생역정 정치역정에 대해 여러번 존경심을 표시했다고 박수석이 전언. 김위원장은 "여러번 목숨까지 위태롭게 되는 탄압을 받고도 집권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일"이라고 논편했다고. 김대통령도 나름대로 북한에 대해 서운한 점을 김위원장에게 밝혔다.

박수석은 김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서운하다고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잠수정 침툿하건이나 서해교전에 대해 우회적으로 하의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대두됐다.

박대변인은 "김대통령은 서로간에 전쟁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데 여기에서 벗어나자고 말했다"고 전해 북한의 도발 등에 어떤 식으로든 문제제기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박수석은 "이런 김대통령의 문제제기,김위원장과의 논의 등을 통해 공동선언문에는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김위원장의 얘기를 모두 경청한 뒤 오해가 있는 점에 대해서는 성의있고 진실되게 설명하는 식으로 김위원장의 격의를 좁혀 나갔다고 박수석이 소개. 김대통령은 "서로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 남북이 모두 잘 살아야한다.

민족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며 "지금 하지 않으면 우리민족이 엄청난 고통을겪게 된다"는 점을 강조.

김대통령은 "한반도 주변국가들이 통일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나라도 있지만 남북이 전쟁이아닌 화해와 협력을 해여 한다는 데에는 다 동의한다"고 설명.

또 김대통령은 우리 민족의 비전을 여러 가지 제시했는데 "장기적으로 통일이 돼야 하고그 전에는 공동번영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이산가족상봉과 경협 등 교류를 통해 신뢰를 높여아 한다"고 거듭 설득.

김대통려은 "이것이 남과 북에 모두 도움이 되는 "원-윈게임""이라고 지적.

두 지도자간의 이같은 솔직하고 진실된 논의가 두 사람간의 신뢰를 강화하고 남과 북의 그동안의 적대관계를 신뢰관계로 발전하게 해 그동안의 오해 중 상당부분을 해소할수 있었다는게 박수석의 설명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