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인 벡텔과 발전설비회사인 컴버스천 엔지니어링, 곡물회사 카길 그레인 세일즈 등 미국의 6개 주요 업체가 북한에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S0C) 투자와 농산물 판매를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그레그 전(前) 주한미국대사(현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는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13차 한.미재계회의에 참석,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북한경제제재 조치(엠바고)가 완화되는 대로 조만간 벡텔, 컴버스천 엔지니어링, 카길 그레인 세일즈 등과 금융투자.컨설팅 회사인 시티그룹, 리먼 브러더스, 골드만삭스 등 미국내 6개 주요 업체 관계자와 함께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으로 북한에 투자개방 분위기가 조성되고 엠바고가 완화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방북하는 미국 기업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레그 전 대사는 "미국 기업들은 북한이 자신들을 정상적으로 대우해 주고 투자계약 체결내용을 잘 이행한다는 조건을 충족시켜 주면 채산성이 높은 업종부터 북한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7년간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으로 있으면서 미국 기업의 북한 진출을 위해 5년간 북한측과 얘기를 해왔다"며 "미국 굴지의 기업들이 상당수 북한투자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동북아의 안정적인 정세에 좋은 여건을 제공했다"며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세계에 개방되고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국제사회도 북한의 개방을 도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부탁으로 이형철 주UN북한대사를 집으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며 "김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는 달리 남북문제에 적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열린 한미재계회의에서 조석래 한국측 위원장(효성 회장)은 한.미 양국 기업의 대북공동진출을 제안했다.

이번 회의 명예위원장으로 참석한 데이비드 로드릭 미국 USX 명예회장은 한.미간 경제협력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