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문화에 대한 관심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고부가가치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관련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들어 만화 영화 음반 게임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관련 회사들이 대거 생겨나고 주식시장의 상장(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많은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주식시장에 등록돼 매매되고 있다.

산업 자체도 이미 폭발적인 성장단계를 거쳐 이제는 대부분의 관련 기업들의 주가움직임이 시장과 같은 수준이거나 그보다 약간 낮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상장기업의 지난 1년간 주가추이를 살펴보면 상승곡선을 그리다 현재는 주식시장의 전체적인 하락과 함께 주가수익비율(PER)이 시장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낮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 막 성장단계에 들어선 국내 기업들의 PER가 타산업에 비해 높은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요즘 미국 및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현상은 다양한 형태의 M&A(기업인수합병)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분야 각각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대형화되는 상황에서 각 기업들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될 경우 동일 업종뿐만 아니라 타업종 기업들과의 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한 분야만을 다룬 회사가 상장돼 거래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이 음악 만화 영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총괄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들은 디즈니, 소니, 타임워너 등이다.

시장의 반응도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들에 더 호의적이다.

디즈니와 Pixar가 대표적이다.

디즈니는 연초 대비 35%의 수익을 내고 있는데 반해 Pixar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물론 여타 이유도 있겠지만 Pixar는 아직 만화영화제작 전문업체로 남아 있는데 반해 디즈니는 만화제작으로 시작해 일반 영화 제작, 유원지 사업, 음악, 게임, 캐릭터 사업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체로 다각화하고 있다.

또 ABC 방송국 및 Infoseek.com을 인수해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매체를 확보했다는 있는 점을 투자자들이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에선 각각의 세부업종도 성장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M&A가 추진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어느 정도 성장단계를 거치면 우리나라에서도 엔터테인먼트 기업간 활발한 M&A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외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향후 진행될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들이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작업은 국내 기업들에도 시급한 과제다.

향후 2~3년 후에는 디지털 콘텐츠를 누가,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이 판가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미원 < 대우증권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