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들은 한국의 기업.금융 구조조정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채권시장 마비와 같은 최근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그룹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제8차 한국정부와의 원탁회의"에 참석한 외국 투자가들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경영자문회사 EABC 대표인 영국의 토니 미셀 박사는 "한국경제의 구조조정이 외국 투자가들의 기대 수준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2차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국경제의 안정과 해외자본유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그룹의 데이빗 오리어씨는 "채권시장의 붕괴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부실채권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정부가 인위적인 저금리 정책을 고집한 결과 금융권이 회사채를 인수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리어씨는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1.4분기를 기점으로 하향곡선으로 돌아서 앞으로 두자릿수 성장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한국경제가 내년에 연착륙할 것이라는 한국정부측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참석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래리 스톤 브리티시텔레콤 부사장은 "최근 한국의 경제회복과 함께 이동통신 시장도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브리티시텔레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이빗 제롬 GM코리아 사장은 "한국의 경우 수출과 내수시장의 균형을 맞춰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