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잃은 종금업계의 해체가 7월중 가속될 전망이다.

IMF 직전 30개를 넘었던 종금업계는 고작해야 8개밖에 안남은 상태다.

이들도 이제 생사(生死)의 갈림길에 섰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자금부족을 겪는 일부 종금사에 일시적으로 자금을 지원, 기업과 개인예금자들이 연쇄도산에 휘말리는 것을 우선 막기로 했다.

그러나 대주주들이 자구노력을 다해도 회생이 불가능한 종금사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정리키로 했다.

어느 종금사가 문패를 지킬지는 금융감독원의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 실사결과에 달려 있다고 할수 있다.

<> 종금업계 어떤 상황인가 =올해들어서만 나라종금과 영남종금이 파산과 영업정지에 들어가는 등 종금업계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남아 있는 8개사들의 BIS 비율은 평균 11.39%.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이중 한스종금(구 아세아종금)이 6.09%로 가장 낮다.

그러나 내달 대주주인 스위스계은행 컨소시엄이 3천만달러를 출자하면 8%대로 올라간다.

BIS 비율은 높지만 지난달말 한국종금에서 유동성 위기가 나타나 종금업계 전체에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지면서 신뢰도가 추락했다.

지난 주말에는 한국에 이어 중앙종금이 예금인출 사태를 막지 못해 일시 지급불능상태에 빠졌다.

다소 우량한 것으로 알려졌던 한불종금쪽에서도 자금부족을 알리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은행들이 콜자금 거래를 중단하면서 금호종금 한스종금 현대울산종금 등의 상황도 크게 악화됐다.

동양종금이 예금인출상태를 대비, 상당한 유동성을 준비해 다소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젠트종금은 최근 2천억원이상의 인수자금이 필요한 전은리스 인수에 나서고 있다.

<> 어느 종금사가 독자생존할까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그동안 종금사들이 쉽고 편한 기업어음(CP) 할인업무에만 매달렸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다양한 영업권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종금사들은 종금시장에서의 독자생존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이 책임경영을 선언한 한국종금 이외에도 중앙종금이 지난 8일 제주은행과의 합병을 선언했다.

우량 금융사간 합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성사가능성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으나 금융사간의 자발적인 합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합병이 실패할 경우 중앙종금은 유동성 부족 등으로 예보 자회사로 편입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동양종금과 현대울산종금은 당분간 종금업무를 계속하되 필요하면 그룹 계열사인 동양증권, 현대증권과 자발적인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사와의 합병시 향후 10년간 종금 영업권을 유지할수 있다.

리젠트종금은 모기업 전략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한스종금은 아예 증권투자 전문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아직 살 길을 모색하지 못하고 있는 금호종금과 대주주의 지분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한불종금은 대주주가 어떻게 입장을 정리할지가 변수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