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화폐는 BC7세기께 그리스의 리디아왕국에서 만들어진 엘렉트론 화폐로 알려져 있다.

금과 은의 합금으로 만든 것이다.

이 무렵 아이기나에서는 은화도 만들었다.

BC 5~6세기에는 그리스의 각 도시국가에서 갖가지 화폐가 유통되기에 이른다.

이들 화폐에는 올림포스의 신들이 새겨져 있었다.

"드라크마( drachma )"라는 기본단위의 그리스 고대 은화가 생긴 것은 BC650년께 지금의 터키 서부지역에서였다.

드라크마화 가운데서는 앞면에 아테네 여신을,뒷면에 올빼미와 올리브가지를 새겨넣은 4드라크마짜리가 그리스 예술품의 정수로 꼽히고 있다.

BC4세기께 그리스를 정복한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드라크마화를 국가 통일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그의 얼굴을 새긴 드라크마화는 정복 루트를 따라 퍼져 나갔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친 대제국에 전해져 헬레니즘시대 국제 통화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약성경의 누가복음에도 드라크마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주석에 따르면 드라크마는 희랍어로 "한줌"이란 뜻을 지녔고 1드라크마의 가치는 노동자의 "하루 품삯"정도였다고 한다.

그리스 화폐의 기본단위는 지금도 드라크마다.

1830년 오스만터키의 지배로부터 독립한 후 당시의 새왕조가 고대 그리스 정신 부흥운동의 하나로 다시 드라크마를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달러당 3백51드라크마,유로당 3백36드라크마 정도의 환율을 유지하고 있다.

아폴로신 호메로스 알렉산드로스대왕의 두상이 새겨진 각종 동전과 아테네여신 고대신전 성곽 근.현대인물을 넣은 지폐는 그리스 문화가 서양문화의 모태라는 그들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방패역할을 해왔다.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그리스가 유럽 단일통화인 유로를 채택하는 12번째 국가가 됐다는 소식이다.

내년 1월1일부터는 드라크마화를 폐기하고 유로화를 써야한다.

유럽의 통합분위기나 그리스 경제 상황이야 어찌됐든 2천5백여년의 전통을 지닌채 역사속으로 사라져가는 드라크마화를 아쉬워하는 것은 그리스인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