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폐업투쟁에 들어간 20일 정부가 마련한 비상진료체계에 구멍이 뚫려 국민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보건복지부가 19일 비상진료체계에 포함시켰던 국.공립병원중 국립의료원 국립경찰병원 원자력병원 한국보훈병원 시립보라매병원 등 5곳의 전공의들이 파업해 외래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따라 국공립병원이라는 점만 믿고 이곳을 찾았던 환자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국립의료원은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1백50여명이 파업투쟁에 동참해 의료인력이 평소의 30%에 불과했으나 환자는 2~3배가량 몰려 진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이 병원 황정연 응급의학과장은 "응급실에 공중보건의 10명을 긴급 투입하고 전문의 75명 전원을 비상대기토록 했지만 의료인력이 부족해 진료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원자력병원에서도 전공의 1백10명이 파업투쟁에 참가해 과장급들이 진료를 맡았다.

경찰병원도 전공의 62명이 파업에 동참해 응급실에서는 전문의 2명만이 교대로 근무해 제대로 진료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보훈병원과 시립보라매병원도 각각 전공의 1백15명과 75명이 파업에 동참하기 위해 빠져나가 의료공백 상황을 빚었다.

보건복지부는 국공립병원에 군의관을 긴급 투입하고 전국 응급의료정보센터에 안내요원 26명과 공중보건의 8명을 긴급 배치했다.

한편 24시간 비상진료에 들어간 지역 보건소도 밀려드는 환자들로 몸살을 앓았다.

환자들은 보건소가 문을 열기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이날 보건소를 찾았던 환자는 평소의 2배를 훌쩍 넘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