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 이사람] "만화는 삶의 축소판"..'나는 만화에서...' 이주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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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대상은 부드러울수록 좋다.
딱딱한 철학이론을 말랑말랑한 생활속에 녹여내는 이주향(37)수원대 교수.
4년전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로 신세대 철학교수 별명을 얻었던 그가 이번에는 만화속의 철학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어려운 말로 둘러가지 않고 쉽게 질러가는 화법을 즐겨쓰는 그의 성격처럼 제목부터 명쾌하다.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명진출판,8천7백원).
만화를 주제로 한 그의 철학카페에서 감성적인 이미지를 나누는 작가는 이현세 강철수 황미나 신일숙 천계명 양영순 박희정 등 국내 인기 만화가부터 일본 작가까지 다양하다.
그는 이들의 만화 25편을 통해 문화의 음지와 양지,의미심장한 현실의 기호들을 끄집어낸다.
왜 하필 만화일까.
서문에 답이 있다.
"만화는 모든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황당할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얼마든지 섬세하게 세상을 그려낼 수도 있다.
만화의 세계가 따로 불량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이,인간에 대한 이해가 만화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으니 만화야말로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세계다"
사실 자기 색깔이 분명한 만화가들은 우리 시대의 또다른 철학가다.
저자가 인용한 "벽"(허영만)의 마지막 대사만 봐도 얼마나 함축적인가.
"황혼에 물든 절벽이 왜 저렇게 아름답냐구?""짱구!""그거야 절벽 속에 부처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나"
그는 "경쾌한 만화에서 비장한 만화까지 그 속에는 시대와 삶의 느낌이 별처럼 박혀있다"며 "공포의 외인구단""지옥의 링"(이현세),"발바리의 추억"(강철수)에서 어려운 시절의 성공 이데올로기와 방황하는 청춘들을 되살려낸다.
네명의 음악인을 주인공으로 한 천계영의 "오디션"에서는 자기 속에 잠든 천재뿐만 아니라 타인 속에 숨은 천재에게도 악수를 청할 수 있는 진짜 천재의 마음을 읽는다.
"꿈을 잃은 꿈의 나라에서"(신일숙)의 소녀로부터는 무욕의 참뜻을 일깨우기도 한다.
그를 따라 책갈피를 넘기다보면 성적 상상력과 건강한 웃음의 결정체인 "누들누드"(양영순),"밤사쿠라"(강철수)의 사유공간까지 명랑한 철학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다.
<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
딱딱한 철학이론을 말랑말랑한 생활속에 녹여내는 이주향(37)수원대 교수.
4년전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로 신세대 철학교수 별명을 얻었던 그가 이번에는 만화속의 철학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어려운 말로 둘러가지 않고 쉽게 질러가는 화법을 즐겨쓰는 그의 성격처럼 제목부터 명쾌하다.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명진출판,8천7백원).
만화를 주제로 한 그의 철학카페에서 감성적인 이미지를 나누는 작가는 이현세 강철수 황미나 신일숙 천계명 양영순 박희정 등 국내 인기 만화가부터 일본 작가까지 다양하다.
그는 이들의 만화 25편을 통해 문화의 음지와 양지,의미심장한 현실의 기호들을 끄집어낸다.
왜 하필 만화일까.
서문에 답이 있다.
"만화는 모든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황당할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얼마든지 섬세하게 세상을 그려낼 수도 있다.
만화의 세계가 따로 불량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이,인간에 대한 이해가 만화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으니 만화야말로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세계다"
사실 자기 색깔이 분명한 만화가들은 우리 시대의 또다른 철학가다.
저자가 인용한 "벽"(허영만)의 마지막 대사만 봐도 얼마나 함축적인가.
"황혼에 물든 절벽이 왜 저렇게 아름답냐구?""짱구!""그거야 절벽 속에 부처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나"
그는 "경쾌한 만화에서 비장한 만화까지 그 속에는 시대와 삶의 느낌이 별처럼 박혀있다"며 "공포의 외인구단""지옥의 링"(이현세),"발바리의 추억"(강철수)에서 어려운 시절의 성공 이데올로기와 방황하는 청춘들을 되살려낸다.
네명의 음악인을 주인공으로 한 천계영의 "오디션"에서는 자기 속에 잠든 천재뿐만 아니라 타인 속에 숨은 천재에게도 악수를 청할 수 있는 진짜 천재의 마음을 읽는다.
"꿈을 잃은 꿈의 나라에서"(신일숙)의 소녀로부터는 무욕의 참뜻을 일깨우기도 한다.
그를 따라 책갈피를 넘기다보면 성적 상상력과 건강한 웃음의 결정체인 "누들누드"(양영순),"밤사쿠라"(강철수)의 사유공간까지 명랑한 철학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다.
<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