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 국회의원/새천년민주당 ms2030@ms2030.or.kr >

"농담도 아주 잘 하던데요"

50년을 기다려 왔던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우리 국민들이 놀랐던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뜻밖에도 대통령을 직접 마중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보고서 놀랐고,환영 나온 평양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탄했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이 뜻밖이었던 것은 정상회담 내내 보았던 김 위원장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

아마 이런 점은 김대중 대통령을 본 북한의 동포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직접 만나고 대화하면서 지난 50년간 나름대로 서로 높이 쌓았던 마음의 장벽들이 조금씩 허물어져 갈 것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은 이를 취재하기 위해 한반도를 찾아온 외신기자들에게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전세계 각지 25개국에서 온 5백19명의 외신기자들이 서울의 프레스센터에서 회담기간 내내 밤을 새워 본국으로 기사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한반도의 통일이라는 것이 단지 남북한 당사자만의 관심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필자는 이번 정상회담 기간 취재를 하러 서울에 왔던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이들의 인식과 전망을 조사해 보았다.

전세계에 남북 정상회담의 소식을 전하는 이 사람들의 시각이 전세계인의 남북한문제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분명했다.

조사에 응답한 1백3명의 외신기자 가운데 56.2%가 남북 정상회담 그 자체가 성공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이번의 남북 정상회담이 "역사적인 대사건"이라는 데에 전세계가 같은 생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민족 사이에 참혹한 전쟁이 있었다.

그후 서로를 적대하며 50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이들 외신기자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일로 가는 길의 시작일 뿐"이라고 보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더 많은 인내와 끈기로 이념과 세월이 만들어 놓은 "거리"를 조금씩 조금씩 좁혀가야 한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길을 우린 이제 막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