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스키 시장이 자꾸 고급.고가 주종으로 치닫고 있다.

진로발렌타인과 두산시그램은 22일 임페리얼 15년산과 윈저 17년산 수퍼 프리미엄급을 각각 23일과 7월4일부터 시판한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두 위스키 모두 12년산 프리미엄급이 주력이었다.

이 두 회사가 수퍼 프리미엄급을 새로 출시하게 된 이유는 한마디로 "충분한 시장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없어서 못파는" 황금기를 더 이상 흘려보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수퍼프리미엄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선(프리미엄 84~85%,12년산 미만 14% 안팎)으로 극히 미미하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의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프리미엄급은 30%를 조금 웃도는데 그친 반면 수퍼프리미엄급은 1백60% 이상 팽창해왔다.

이는 공급량만 충분할 경우 수퍼 프리미엄급 위스키 시장이 무궁무진하게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 주당들의 "화끈한" 위스키 취향을 감안할 때 이러한 추론은 충분히 근거가 있다.

신제품 출시의 또 다른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2위 업체인 시그램측의 "반격"을 거론하고 있다.

프리미엄급이 판매되기 시작한 이래 단 한번도 선두를 차지해본 적이 없는 시그램측에서 국면 전환용으로 1년여전부터 수퍼프리미엄급을 준비해왔고 최근 블랜딩을 마쳐 발표 일자를 정하는 일만 남겨 놓은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업체에 정보가 흘러들어가 결국 동시 발표에까지 이르게 된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임페리얼 15년산의 출고가는 2만9천7백원이나 윈저17년산은 출고가는 결정하지 않은채 소비자가만 4만5천원대에서 맞춘다는 전략이다.

어쨌든 수퍼프리미엄급이 대량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위스키 시장이 조만간 재편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94년 프리미엄급이 출시된 이후 스탠더드급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던 전례 등을 들어 이번에도 수퍼프리미엄급이 프리미엄급을 대체하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까 주시하고 있다.

김화주 기자 hee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