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이 정보기술(IT)분야 공동투자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두 은행의 업무제휴 내용은 합병의 전단계라 할만큼 폭이 넓어 은행권의 2차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은 IT 투자를 공동으로 추진키로 하고 구체적인 세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은행은 IT 공동투자 외에 지점을 공동으로 이용하고 상호 공동계좌를 개설하는 등 마케팅 분야에서의 협력체제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두 은행 고객들은 하나, 한미 어느 은행 지점에서건 은행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IT 분야에 대한 신규투자를 각 은행이 하기에는 부담이 많다"며 "한미은행과 공동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혁 한미은행장은 "IT 공동투자가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5천억원 규모의 외자가 들어온 이후에 구체적인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의 업무제휴는 다음달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은행은 1차적으로 새로운 IT 분야에만 공동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이후 지점 공동이용 등을 위해 기존 전산망을 서로 연결하거나 백업시스템과 은행계정시스템 등을 개선하는 작업도 검토키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무엇보다 개발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인터넷뱅킹 등 기존 시스템은 각 은행이 독자적으로 계속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두 은행의 업무제휴가 합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보전산분야는 은행의 핵심"이라며 "비용절감 차원에서 두 은행이 IT 공동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합병의 전단계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형규.김준현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