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세의료원 등 전국 36개 의대 교수들이 전면 폐업에 동참,의료서비스의 최후보루인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23일 정오부터 올스톱한다.

이에 따라 국민의 생명이 칼날위에 선 종잇장이 될 지경에 처하게 됐다.

22일 오후8시 전국 의대교수협의회는 서울대병원 13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규 응급환자를 전혀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오후부터 3시간여의 마라톤 회의끝에 성명을 낸 의대교수들은 지난 18일 발표했던 교수협의회 지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교수협의회장인 김현집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만족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교수직을 사직하고 의사에 대한 사법조치가 가해질 경우 응급실을 떠나기로 한 지침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2일 대구의료원을 찾아가 진료를 방해한 혐의로 김광훈 대구시 의사회 부회장이 구속되자 의대 교수들의 반발이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22일 연세의료원은 3백95명의 교수 전원이 백광세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백학장은 모아진 사직서를 23일 아침 김병수 연세대 총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도 2백62명의 교수중 2백11명이 23일 사직서를 제출키로 했다.

경희대병원 의대 교수들도 이날 오후3시에 기숙사강당에서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고 폐업 참여를 결정햇다.

이밖에 이대목동병원 고려대의료원 삼성서울병원 교수 전원이 보직자를 제외한 전원이 23일 사표를 제출키로 했다.

반면 레지던트와 임상강사(펠로)가 폐업에 참여하지 않은 서울중앙병원과 가톨릭재단의 강남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은 22일 저녁까지 폐업에 신중을 기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교수협의회의 결의를 전 의대 교수들이 따를 경우 사상초유의 의료재앙이 몰아닥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병의원 폐업이 장기화되면서 1차 진료기관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누적돼 넘어온 환자들로 대학병원 응급실에는 갈수록 환자가 늘고 있다.

한강성심병원 응급실의 경우 폐업 첫날인 20일 97명의 환자가 찾았으나 21일 1백39명,22일 2백여명으로 급증했다.

국공립병원은 수용능력이 한계를 넘어섰고 의료인력들이 체력이 한계에 도달해 대학병원 응급실의 폐쇄는 의료재앙으로 치닫게 될 것이 자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 정종호.유영석 기자 rumb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