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 >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조류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앞으로 수년 내에 도태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런 가운데 정보화 혁명은 생산 유통 판매 등 기업 경영활동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 특히 제조업의 전반적인 정보화 수준은 아직 낮은 편이다.

더욱이 서울을 제외한 지방 중소기업은 정보화에 대한 인식 활용능력 인력 등 모든 면에서 크게 떨어진다.

얼마전 한국전산원이 발표한 "지역별 디지털화수준"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화지수가 서울을 100으로 했을 때 그외의 지역은 대략 20~30수준으로 지역간 정보격차(Digital Divide)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기업의 정보화 격차는 오히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수도권의 인구 집중 현상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역간 장벽을 허문다는 인터넷시대에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방에선 정보화(IT)인력을 구할 수 없어 서울로 회사를 옮겨야 하겠다는 중소기업인의 푸념도 들린다.

열악한 정보화 인프라도 문제지만 지방 중소기업인의 정보화에 대한 인식 부족도 큰 문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컨설팅 교육 인터넷홈페이지제작 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정보화 실상을 접할 기회가 많다.

그때마다 새삼 지방의 낙후된 정보화 인식 수준을 알게 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지방정보화에 역점을 두고 기간통신망 확충 인력양성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활성화 등 다양한 시책을 전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을 비롯한 중소기업 정보화 지원기관도 지방 중소기업을 중점 지원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먼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정보화 의지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호응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러자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정보화지원 유관기관과 현지 대학 등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지방 중소기업인의 정보화 마인드를 높이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정보화의 필요성과 성공사례를 알려주고 실제적인 정보화 추진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또 소모적인 정보화가 되지 않도록 정보화의 경제적 이득과 효율성에 대한 검증 방안도 제시돼야 한다.

지방 중소기업은 경영환경이 여러모로 낙후돼 있다.

그러나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혁명은 그것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어느 곳에 있든 인터넷망을 통해 긴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또 상거래도 할 수 있는 등 세계 시장을 누빌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정보화 능력만 있다면" 단기간 내에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다.

우수한 지방 중소기업이 정보화시대에 뒤쳐지지 않도록 또 아직 정보화에 둔감한 지방 중소기업이 새로운 정보화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