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以苟不如貧以譽 生以辱不如死以榮"(부이구불여빈이예 생이욕불여사이영:구차스럽게 부자로 사는 것은 가난한 채 명예를 누리는 것만 못하며,욕스러운 삶은 영광스러운 죽음만 못하다)

대대예기에 나오는 이 말은 구차스러움과 영예로움,욕스러움과 영광스러움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새로운 고전 읽기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삶의 교훈을 일깨워온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가 "가난한 부자"(솔,6천원)를 펴냈다.

1998년부터 1년간 이 교수가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 면에 기고했던 칼럼 "온고지신"을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

중국 고전을 중심 소재로 한 이 교수의 칼럼은 일반인의 교양에 도움이 되는 풍부한 내용과 함께 현실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보여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동양의 여러 고전 가운데 현대인들에게 유익한 문장들을 선별,그 본래의 의미를 되살린다.

이 교수는 특히 중문학과 한국 고전에 대한 심도깊은 성찰을 통해 특유의 감각으로 고전과 현실사회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역사를 배우고 옛것을 공부하는데 있어 그것을 단지 표면적으로 알기만 하면 아무 가치가 없다"면서 "그 속에서 새로운 삶의 이치와 이론을 터득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와 "이십사사"등 중국 고전과 "목민심서""매천야록"등 우리 옛글에서 따온 주옥같은 문장 1백60편이 실려 있다.

한 편의 글마다 고전의 원문과 이에 대한 해석,이 교수의 평설이 곁들여져 있다.

이 교수는 "온고지신"에서 일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면서 갖춰야 할 인간애를 깨닫게 해준다.

아울러 공동체 속에서 올곧은 인간으로 사는 법과 다스리는 자(정치인)가 지녀야 할 덕목도 제시하고 있다.

선인들의 지혜와 철학은 그의 글을 통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그의 칼럼은 현재도 한국경제신문에 연재중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