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MBC)","태조왕건(KBS)","순풍산부인과(SBS)"등 국내 인기 TV프로그램을 무단복제한 비디오 테이프를 일본 교포사회에 다량 유통시켜온 보따리 무역상 등 3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정진섭 부장검사)는 25일 무역상 박균철(57)씨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김모(45.여)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이들로부터 비디오 플레이어 46대와 테이프 4백43개를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관악구 봉천동 만화방과 구로구 온수동 자택에 비디오 복제시설을 갖춰놓고 주말연속극 대하드라마 미니시리즈 쇼 오락물 등의 프로그램을 공테이프 5천3백개에 불법 복제해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교포 밀집지역의 한인식당 상점 등에 내다 판 혐의다.

이들은 한달치씩 프로그램을 녹화해 테이프 1개당 1만2천원 정도씩 받고 항공편으로 반출했다.

무단복제한 프로그램 수는 3개 공중파 방송을 합해 50여개에 달한다고 검찰은 말했다.

이에 앞서 KBS와 MBC는 TV프로 불법복제 테이프가 교포사회에 널리 유통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달초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최근 일본 중국 베트남 홍콩 등지에서 국내 드라마의 인기가 크게 상승함에 따라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해 헐값에 팔아넘기는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무역상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