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집단 폐업으로 인해 입은 피해를 보상하라는 환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는 26일 병원의 진료 거부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정동철씨의 미망인 장랑금 씨와 인천에서 사망한 조산아의 아버지 이유근 씨를 대리해 김재정 의사협회 회장과 해당 병원장 등을 상대로 각각 1억4천만원과 1억3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지법에 제출했다.

시민운동본부는 소장에서 "이들 환자가 의협 지도부의 폐업 주도로 진료를 받지 못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됐기 때문에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운동본부는 앞으로도 폐업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제기한 5건의 손해배상 청구를 추가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또 김 회장과 신상진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위원장을 검찰에 고소할 방침이다.

정동철 씨는 집단 폐업에 따른 병원의 진료거부로 12시간 동안 병원을 전전하다 급성심부전증으로 지난22일 오후 사망했다.

이유근씨 부인은 폐업사태를 피하기 위해 예정일보다 앞당겨 출산했으나 지난19일 아기가 뇌사상태에 빠진 뒤 결국 숨졌다.

박수남(서울 구로4동)씨는 병원이 진료를 거부해 정신적,육체적으로 피해를 보았다며 지난24일 서울 고대 구로병원 원장과 담당의사를 상대로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1천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출했다.

박씨는 "22일 허리와 배에 통증이 심해 경기 광명시 K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차도가 없어 인근 대학병원으로 가라는 한의사의 말을듣고 23일 오전 8시5분 고대구로병원을 찾았으나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병원장과 소화기 내과 담당의는 위자료 9백99만7천5백원과 교통비 2천5백원 등 모두 1천만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