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공중전화가 등장한지 70여년.

다이얼전화에서 누르는 전자식 전화,동전전화에서 카드전화로 변화를 거듭해온 공중전화가 마침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수 있는 화상식으로 바뀐다는 소식이다.

한국공중전화가 하이텔과 제휴,8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세계의 실시간 뉴스와 증권소식을 알아보고 이메일 확인,극장표 예매도 가능한 멀티미디어 공중전화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전화기와 텔레비젼 혹은 컴퓨터모니터와 연결한 화상전화는 1970년대초 미국에서 처음 나온 뒤 관공서와 기업,군사기관의 원격회의용으로 발전,확산됐다.

그러나 가정용으로 실용화되면 폭발적 인기를 누리리라던 예측과 달리 일반보급율은 늘지 않았다.

화면의 선명도등 기술적 문제에 비싼 탓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대다수 사람들이 부스스한 모습을 보이거나 전화하는 장소를 들키기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게 통설이다.

화상전화 기술은 그래도 꾸준히 개발됐고 1995년엔 일본에서 휴대용 단말기에 초소형 카메라및 컬러 LCD를 장착한 무선 화상전화가 개발됐다.

국내에서도 여러 시제품 개발에 이어 연초부터 기존 전화선에 꽂기만 하면 되고 얼굴을 드러내기 싫으면 미리 저장한 화면이 송출되도록 한 화상전화기가 시판되고 있다.

얼굴을 맞대면 의사소통이 훨씬 쉬워진다.

서울시가 내년부터 인터넷 화상전화 민원처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나선 것도 담당공무원과 맞대면하면 일처리가 한결 용이해지리라고 믿는 까닭일 것이다.

디지털시대의 최대문제인 정보격차를 줄이고 지식강국을 만들려면 언제 어디서나 모든 정보를 실시간에 가까운 속도로 값싸게 제공할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중전화를 정보화기기로 만든다는 계획은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휴대폰 이용자가 2천6백만명이상인데다 음성과 텍스트는 물론 동영상 통신까지 가능한 IMT2000의 일반화가 눈앞에 다가와 있는 시점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걸핏하면 술꾼들의 화풀이대상이 될수 있는 무인 화상 공중전화기의 효용이 어느 정도일지 꼼꼼히 따져 볼 일이다.